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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림 Jan 01. 2023

2023년의 개인 미션

문장소감_365 미션 #day1

 더 나은 나를 위한 꾸준한 반복

작년엔 100일 동안 꾸준히 문장일기를 써 왔다. 봉현 작가님의 제안으로 밴드에 커뮤니티가 형성되었고, 혼자라면 중도에 포기해버렸을지 모를 자기만의 미션을 매일매일, 함께라서 가능했다. 내 미션은 독서 중 인상 깊은 문장 몇 마디를 적고, 나의 생각을 이어가는 문장 일기 또는 문장 소감이라 부를만한 것이었다. 소박한 미션이었지만 중간에 몇 번이나 달성하지 못할 위기가 있었다.


코로나에 걸려 죽을 만큼 아팠던 처음 이틀 정도,  삼 년 만에 열린 팀 회식 날, 월드컵 16강 진출 경기 응원하던 날, 친구의 이사를 돕던 날. 괜찮겠지. 오늘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잖아. 오른쪽의 내가 스스로에게 못하는 이유를 슬며시 들이밀었다면, 왼쪽의 나는 '못할 만큼 대단한 미션은 아니라고 꼬집으며, 그 정도도 하지 못하면 넌 무엇을 이룰래'라고 다그쳤다. 그리고 너무 가혹했다는 듯, '그보다 더한 일도 넌 해 왔어, '라고 슬며시 격려하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이럴 시간에 얼른 읽고 쓰겠다!


그렇게 이어 온 100일 100개의 문장소감. 글쓰기에 도움이 되겠다.

미션을 달성하고 나니 무엇보다 뿌듯했다. 스스로에 대한 감동. 그건 어떤 상보다 뜻깊고 달콤했다. 어디 가서 자랑할 거리는 못 되지만, 나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하고 당당하여, '뽕' 맞은 듯 황홀했다. 이래서 목표는 작고 소박한 것이 좋구나. 하루 한 권, 북리뷰였다면 못했을 것이다.


문장 소감을 남기니 확실히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다. 짧은 글이라도 문장을, 생각을 다듬는 연습이 되었다. 위대한 글은 번뜩이는 재능에서 비롯되는 것보다는 윤문과 탁마에서 나온다고 하질 않은가. 운전실력이 운전을 한 시간에 비례하듯, 사고를 잘 담아내는 문장력은 문장을 갈고닦아 온 시간에 비례한다. 소비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내 머릿속에서 일목요연하게 남는 건 별로 없었다.  흩어지기 쉬운 말과 생각을 글로 남기는 과정은 확실히 고통스럽고 번거롭지만, 오래 기억되어 사고를 정리하고, 필요할 때 활용하기도 용이하다. 이 글의 이 부분, 저 글의 저 부분이 연결해서 풀어내기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2022년 12월 31일자로 밴드 미션은 끝났지만, 브런치로 옮겨 와 365일 개인 미션을 이어갈 생각이다. 오늘은 친구의 이삿짐 정리를 도와주다 그의 책장에 꽂혀 있던 '투자책'에서 일부분을 발췌했다. 13년 동안 여의도 증권회사 여러 곳에서 투자전문가로 근무하다 몇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개인 투자자겸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고은 작가님의 '자유로운 투자자: 부자들은 왜 현금흐름 자산에 주목할까?' 한 대목이다.


투자의 목표, 더 크게 삶의 목표는 자산과 자산 외 가치가 균형을 이루는 어느 지점에 두어야 하고, 변수나 장애물에 대응하면서 순간속도를 적절히 변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순간속도가 심하게 변하더라도, 목표를 잃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즉, 순간속도보다 평균속도가 중요하다. 그러면 현금흐름 증가에 따라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고, 투자실력이 늘면서 시간이 더욱 단축될 것이다.

 이고은 저, 자유로운 투자자 : 부자들은 왜 현금흐름 자산에 주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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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순간속도와 평균속도

나는 뼛속까지 문과생으로 수포자에 물(리)포자이지만, 단어가 주는 의미로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순간속도는 일정 지점까지 물체가 이동할 때, 어떤 지점을 지나는 속도이며,  평균속도는 전체 구간을 완주하기까지, 시간과 거리, 속력의 상관관계 속에서 도출되는 속도라는 것. 이 글에서는 투자에 있어 순간속도보다 평균속도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투자 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점보다, 손해가 나던, 이익이 나던, 목표를 향해 꾸준히 투자하여 평균속도를 견지한다면,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투자실력도 향상된다는 논리다.


작년, 올해, 내가 이어가려는 글쓰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인가는 영감이 떠올라 폭풍이 몰아치듯 쏟아내는 날이 있을 것이고, 어떤 날은 한 줄도 쓰지 못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써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동력을 잃지 않고 썼느냐라는 것을, 브런치를 운영하면서 느꼈다. 글쓰기는 자주 소강상태에 빠졌고, 알림에는 한동안 운영팀의 글쓰기 독려 메시지만 깜빡였다. 외면의 날들. 그렇지만 다시 돌아오게 되는 이곳.


글쓰기의 순간속도와 평균속도

주식이나 코인 등에 소액투자를 한다. 투자는 이익이 나면 좋고, 손해가 나면 씁쓸하다. 그런데 질리거나 중단하지는 않는다. 손해가 나면 어떻게 만회할까, 경제뉴스도 읽고, 종목연구도 하고, 유튜브 콘텐츠이지만 전문가 강연도 듣고 그런다. 그런데 글쓰기는 좋아한다지만, 책을 내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 있지만, 그 정도의 꾸준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다. 글이 주는 달콤함이 돈이 주는 것보다 약해 그럴까? 왜 그럴까? 당연한 소리 같지만 한 번 생각해볼 만하다.


본론으로 돌아와, 올해는 그런 스스로를 점검해 보며, 투자에 들인 시간과 노력의 절반 정도는 글쓰기에 들이려 한다. 매일 30분이라도 끊김 없이 글을 읽고,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소감을 남기려 한다.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좋아하는 다양한 장르의 글, 배울 점이 있는 글들을 필사하겠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꾸준한 투자로 수익을 내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듯, 글쓰기를 통해 얻어지는 카타르시스와 정신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결국 목표가 있는 삶을 추구하고, 꾸준한 실행으로 시간을 채우며, 그렇게 지나 온 시간을 돌아보고 뿌듯해하는 사람이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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