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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림 Jan 03. 2023

운명이란 수많은 우연 중 하나

문장소감 365 #day3


오늘의 문장

지난 관계를 어찌할 수 없는 상처로 묻어둘지, 내가 선택했던 과정으로 여길지 나 스스로 판단할 것이다.

운명이란, 수많은 우연 중 하나에 부여하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댄싱스네일, 적당히 가까운 사이, 허밍버드)





누군가 좋아지면 온 마음을 내주고 혼자 상처받는 쪽에 가까웠던 나의 20대 첫 연애는 불안정했다.

첫 연애는 4월, 벚꽃, 그랑블루, 대학 교정 여기저기에 남긴 아련한 흔적이 가득했고, 처음이라 그 의미가 커서 늘 운명이라 생각했다.

불안함이 애틋함을 키웠고, '운명은 비운을 품고 있는 거야' 라며 이상한 신념 속에서 버텨냈던 날들이 떠오른다.

왜 그토록 싸우고 불안해했는지 알게 된 지금은 어떤 미련도, 아련함도 없다.

20 대란 그런 거니까, 처음이란 서툴고, 맹목적일 수 있으니까.

그때의 나는 관계에서 오는 불안보다, 나 자신의 앞날에 대한 불안에 압도되어 많은 것들을 흐릿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이제는 운명이란 수많은 우연 중에 하나이며,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걸 믿는 쪽이다.

그리고 지금은 일, 관계, 경제적인 여건 등 여러 가지가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 객관적인 눈으로 과거를 회고하고, 스스로를 편안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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