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얇은 생각

오타쿠가 대세가 된다면

도 코어?

by 박승준

'오타쿠코어'가 패션계에 등장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서서히 오타쿠 패션이 떠오르고 있었다는 건데요.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에 따르면 상품검색량에서 오타쿠는 전년 동기 대비 123%, 갸루는 137% 상승했어요.


재밌는 건, 제가 알고 있는 '코어'라는 개념, 트렌드, 오타쿠 이 키워드가 서로 공존할 수 없지 않나라는 의문에 있어요. 일본에서 흘러온 '오타쿠'라는 단어는 특정 대상(문화 등도)에 집착적으로 관심을 갖는 걸 뜻하며, 지금에 와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사람들과 대화도 잘 안 하는 그런 부정적인 의미로 '오타쿠'가 쓰이기도 했죠. 한국식으로는 '덕후'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너는 좋아하는 게 무엇이니? 취미는?'이라고 물어봤을 때, 대답하는 사람이 잘 없을 정도로 '선호'가 없어진 세상이라 무언가에 꽂혀 좋아하는 오타쿠가 멋있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타쿠는 개인의 취향, 개성이라는 부분에서 '트렌드'와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이거든요. 더군다나 '코어'라는 건 어느 정도 대세감을 형성해야 하는데, 많은 인원이 오타쿠라면 오히려 취향이나, 개성보다는 '대중성'에 가깝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오타쿠코어라는 단어 자체가 더 어색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브컬쳐'로 여겨졌던,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가 이전보다는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사실이죠. 당연히 그들의 콘텐츠가 별로라서가 아니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2D에 빠진.. 오타쿠.. 뭐 그런 이미지였으니까요.


그렇지만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최근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45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영화계가 침체라는 걸(오죽하면 나라에서 할인권도 뿌리는데) 다 아는 상황에서 귀멸의 칼날의 흥행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우리나라에서 사랑 받고 있는지 알려주죠. 저는 얼마 전에 진격의 거인을 정주행하기도 했답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메인 예고편


그리고 오타쿠코어로 대표되는 패션 아이템들은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라든지, 일본에서 신을 것 같은 크기가 큰 부츠라든지 등이에요.


특히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이전부터 스트릿 패션으로도 자주 활용됐죠. 귀여운 캐릭터들을 파우치,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와는 조금 다르게요.


애니 티셔츠.png 이런 느낌의 티셔츠..? (사진: 라퍼의 지영 티셔츠)


이런 분위기의 티셔츠도 자주 보였어요. 화려함을 넘어 무언가 어려운 영역의.. 그런데 특히 여성분들은 이런 티셔츠를 오버하고 스트릿하게 잘 풀어내곤 했습니다. 비슷하게 한정판으로 나온 티셔츠가 굉장히 고가였던 기억이 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이렇게 애니메이션 티셔츠를 가장 접근성 있게 만나볼 수 있는 건 유니클로죠. 디즈니, 스누피 등의 대중적인 느낌의 디자인은 물론, 에반게리온, 체인소맨 등 조금 더 매니악한 디자인들도 많아요. 실제로 가격대도 좋다 보니 꽤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오타쿠코어라고 보면 좋을지, 애니메이션코어라고 보면 좋을지 명칭은 헷갈리지만, 이전과는 다른 이런 트렌드가 있다는 점도 재밌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요즘 일 잘하는 다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