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가볍게
오늘 저녁은 김밥이다.
돌돌 감긴 은박지를 벗겨
윤기 흐르는 김밥 한 알씩 꼭꼭 씹어먹는다.
고3 내내 아침마다 엄마가 손에 쥐어주던 김밥 한 줄은
젓가락 없이 한 알씩 숭덩숭덩 넘기는 맛이 있었다.
나에겐 나만의 김밥을 즐기는 습관이 있다.
가끔은 노란 단무지는 빼고 먹거나, 혹은 치아에 끼는 시금치를 빼고 먹거나.
자신만의 방식대로 완성된 김밥들은 무엇과 같이 먹느냐 맛이 또 달라지는 법.
최고의 김밥 짝꿍인 라면과 함께
저번 주 재미있었다는 무한도전을 반찬 삼아 배부르게 먹는다.
매번 치아 사이사이에 밥알을 남기고 떠나는 김밥을 위해
그날만은 꼬옥 밥 먹고 바로 양치를 한다.
마른 칫솔에 촉촉한 치약을 반만 묻혀 구석구석, 요리조리.
오늘은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완벽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