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싶었던 나의
어렸을 적부터 긴 머리가 안 어울리던 나는
단발머리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세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동네 미용실에 들른다.
사실 나는 미용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매번 열심히 컷-트를 해주시는 선생님에게
끝까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엔 들키고 말지만.
나는 어떤 것에 집중할 때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긁고는 흉을 만들어 버린다.
그 흉터가 아물기 전에
선생님은 꼭 발견해내고야 마시는데
나의 치부를 들키는 것만 같아 얼굴을 붉히게 된다.
그럴 때마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자책하면서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익숙하게 머리로 향하는 손.
아아.
이 특정 행동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언젠가 알아내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