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생각 #55
내 기억으로 불과 15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커피를 왜 굳이 밥값 주고 먹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잘 대변해주는 신조어가 ‘된장녀’라는 단어였는데, 당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들을 허세로 가득찬 소비를 한다며 된장녀라고 싸잡아 비하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도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우악하게 느껴졌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엔 4,000원 이상을 커피값으로 지불하는 게 워낙 일상적인 일이고, 거기서 더 나아가서 디저트까지 생각한다면 카페에서 10,000원 이상 쓰는 것은 예삿일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 뉴스에서 ‘직장인들의 한달 평균 지출 금액’이라는 주제로 직장인들이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 다루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인상적이었던 건 첫째, 밥값과 커피값이 구분되어 있었다는 점이고 둘째, 커피값이 모든 직장인의 지출항목에서 필수사항으로 들어갈 정도로 이미 우리의 삶에 불가분의 요소가 됐다는 사실이었다.
과거에 ‘커피=자판기 커피, 인스턴트 커피’였지만, 이제 거리에선 커피 자판기보다 카페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고, 제법 많은 회사의 탕비실에서 인스턴트 커피 대신 커피머신을 볼 수 있게 됐다. 불과 15년만에 커피에 대한 고정관념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물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15년은 무엇이든 바뀔 수 있는 시간이겠지만 나는 그 변화의 시간이 체감상 꽤나 빠르고 짧게 느껴졌기 때문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한다. 또 무엇이 15년 뒤에는 이처럼 바뀔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