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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Mar 17. 2020

19. 브랜드마케팅은 옷입기, 퍼포먼스마케팅은 밥먹기

일일일생각 | 여러 종류의 마케팅을 사람의 행동에 비유한다면?

one day

200317

one think

'마케팅 종류'에 대한 단상





예전엔 마케터라고 하면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를 관장하는 사람으로 퉁쳐서 이해했지만 요즘엔 얘기가 다르다. 직업이 마케터라고 말하면 이렇게 되묻는 경우가 많다. "브마(브랜드 마케터), 퍼마(퍼포먼스 마케터), 콘마(콘텐츠 마케터)... 어느 쪽이세요?"


디바이스,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마케터 직종도 그에 따라 과거에 비해서 세분화됐는데 크게는 브랜드, 퍼포먼스, 콘텐츠, 그로스 마케터 이렇게 4개로 구분된다. 그래도 마케팅 필드에 있는 사람들은 이 4개의 카테고리가 각각 어떤 마케팅 채널을 담당하고, 활성화를 위해 어떤 스킬을 구사하는지에 대해서 뚜렷한 이해가 있지만 마케팅 필드 바깥에서 봤을 때는 다 비슷해 보여서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매번 그 구분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받는 편이었고 질문에 대한 답을 거듭 반복하다가 더 쉽게 설명해주기 위한 비유법을 찾기에 이르렀다.



*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마케터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를 A라는 사람으로 의인화한다


1) 브랜드 마케팅 : A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서 매일 입히는 것 

브랜드 마케팅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일관적인 컨셉을 전달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메이킹하고 관리하는 마케팅이다. 만약 소개팅 상대가 첫인상이 정장을 입은 멀끔한 이미지여서 좋았는데 두 번째 만남에서 어울리지 않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확 깨지 않을까?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첫인상을 만들고 그 인상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소비자는 실망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 브랜드마케터는 끊임없이 브랜드에게 어울리는, 그리고 잘 맞는 옷을 고민하고 입히는 코디네이터다.


2) 퍼포먼스 마케팅 : A가 굶어 죽지 않도록 매일 밥을 먹이는 것

퍼포먼스 마케팅은 서비스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그들이 서비스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마케팅이다. 옷을 정말 잘 입는데 밥을 잘 챙겨 먹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브랜드 마케팅은 기깔나게 잘해서 이미지가 훌륭한데 매출이 저조해서 망하는 사례가 많다. 즉, 퍼포먼스 마케팅은 서비스의 생존과 직결되는 마케팅이다. 그래서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스타트업 창업 초기에는 먹고사니즘과 직결된 퍼포먼스 마케팅만 죽어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영양가 있는 밥을 먹이는 요리사이자 영양사다.


3) 콘텐츠 마케팅 : A가 대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


콘텐츠 마케팅은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그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로 인해 궁극적으로 잠재고객을 고객화하는 마케팅이다.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음식을 먹였다면 이제 A가 스스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줄 차례다. 콘텐츠 마케터는 A가 어떤 주제로, 어디에서, 어떤 말투로,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면 사람들이 좋아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스피치 레슨 강사다. 예를 들어, 여행예약앱을 담당하는 콘텐츠 마케터라면 자신의 브랜드가 입은 옷차림이 여행자의 복장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그에 맞춰서 여행과 관련된 얘기를 브랜드가 할 수 있도록 여행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4) 그로스 마케팅 : A가 번 돈이 더 큰 가치로 커질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

그로스 마케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총동원하여 성장모델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이다. 전통적인 마케팅은 예산을 집행하여 매체에 광고를 태우고 이를 통해 마케팅 메시지를 타깃에게 전달하는 형태였지만 그로스 마케팅은 서비스에 진입한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들의 리텐션이 올라가고, 더 나아가 그들이 알아서 주변에 홍보하는 단계에 이를지에 대해서 고민한다. 즉, 서비스 자체가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핫메일이 초기에 자신들의 서비스를 통해서 보낸 메일의 하단에 "이 메일은 무료 서비스 핫메일로 보낸 메일입니다. 지금 가입하고 무료로 사용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자동으로 달리도록 하여 초기 유저를 기하급수적으로 모았던 사례다. 옷을 잘 입히고, 밥을 잘 먹이고, 말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벌어들인 돈에 대한 관리가 없으면 결국 그 돈은 다시 고스란히 옷 값, 밥 값, 사교 값으로 쓰인다. 그로스 마케터는 이렇게 A가 여러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알아서 잘 증식할 수 있도록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자산관리사다.



근데 이 4개의 마케팅에도 공통점이 있는데, 이러나저러나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거다..ㅠ 오늘도 불철주야 고생하는 세상의 수많은 마케터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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