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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Mar 22. 2020

24. '딱 한번'의 달콤한 유혹

일일일생각 |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에게 배우는 삶의 자세

최근에 많은 화제 속에서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를 주말 동안 정주행 했다. 많은 부분이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주인공 박새로이의 대사였다.



처음이니까 딱 한번, 마지막으로 딱 한번, 이번에만 또 한 번... 그렇게 한 번씩 하다 보면 편하겠지, 근데 그게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거야


박새로이(박서준)는 주변과 타협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올곧은 캐릭터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일이 쉽게 풀릴 수 있는데 왜 그러지 않냐며 화를 내는 조이서(김다미)에게 박새로이가 화를 내면서 한 말이다.


그러고 보면 딱 한 번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말이다. 왠지 모든 행동을 정당화해주는 느낌이랄까. 특히 우리는 어떤 유혹을 참기 힘들어서 넘어갈 때 이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이번 딱 한 번만 먹자", "이번 딱 한 번만 쉬자", "이번 딱 한 번만 나만 알고 있자"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삶을 살면서 경험하는 것들은 대개 십진법이 아니라 이진법의 개념으로 우리네 삶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진법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거나(0), 경험을 해본 것(1)으로만 구분된다. 십진법처럼 경험을 8만큼 해봤냐 9만큼 해봤냐로 횟수 구분하지 않는다. 즉, '딱 한번'의 유혹에 빠져 경험을 하는 순간, 그 경험을 수백 번 해본 사람과 동일하게 1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1은 우리가 그다음에 동일한 시험에 들었을 때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게끔 우리를 인도한다. 왜냐면 다시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도 결괏값은 동일한 1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딱 한 번만'이라는 말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숫자는 만, 억, 조와 같은 단위가 아니라 1이기 때문이다. 0과 1의 차이는 10과 1000의 차이보다 더 크게 우리의 삶을 바꿔놓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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