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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말에는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많다

1일1생각 #36

by 강센느

나는 문득, 요즘 들어서 유난히 내가 사람들의 말에 비판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많아졌음을 느꼈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야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태도를 일관적으로 가지는 것은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나도 어느새 꼰대가 된 게 아닐까?


문득 위기감이 들었다. "나도 어느새 꼰대가 된 게 아닐까? 요즘 말하는 젊은 꼰대..?"라는 생각. 그도 그럴 것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그날 있었던 대화를 복기하다 보면 상대방의 말에 필요 이상으로 비판적이었거나, 나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 나의 말을 너무 많이 했구나 싶어서 아차 싶은 순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예전엔 사람들과 대화할 때 나의 말에 느낌표가 많았다. "오 좋네요!",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돌이켜보면 나는 늘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했었다. 그런 삶의 자세가 가능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논어의 말을 내 삶의 모토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삼인행 필유아사

'세 사람이 함께 가면 반드시 그중에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으로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어디에서 누굴 만나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논어의 구절



스승을 찾기보다 스승이 되려는 사람 = 꼰대


논어를 통해 "삼인행 필유아사"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나는 그 뒤로 10살짜리 아이를 만나도 배울 점이 있는 나의 스승이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했고, 그런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니 매일 배움과 깨달음의 느낌표가 가득했다. 심지어 모든 사람들이 극혐 하는 사람을 만나도 반면교사를 통해 배움을 얻으려 노력할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엔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많아졌다. "왜 저렇게 생각하지?", "별로인 것 같은데요?". 요즘, 내 기준에서 싫은 건 싫은 게 됐다. 그런 삶을 살다 보니 점차 스승을 찾기보다 내가 스스로 스승이 되려는 상황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남의 말을 듣기보다 나의 말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다. 전형적인 꼰대의 대화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스승을 찾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매일 '배움의 안테나'를 곤두 세우고 물음표보다 느낌표를 많이 찍는 삶. 그로 인해 삼인행이 아니라 이인행이어도 스승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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