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생각 #37
"당신에게 영향을 끼친 대중문화 스타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나영석 PD가 이렇게 대답했다. "강호동 씨요. 저는 요즘 특별한 사람보다 꾸준한 사람이 더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최근에 문득, 나이 50의 강호동 씨가 노란색 쫄쫄이를 입고 코끼리 코를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한결같지? 어떻게 저렇게 자기 자신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도 요즘 그와 같은 생각을 한다. 정상에 한 번 오르는 것은 운칠기삼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정상 주변에서 꾸준히 고도를 유지하는 것은 '운영기십'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2~3번이나 지났음에도 꾸준함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위대하다.
평균 근속연수가 3년에 못 미치고, 평생직장이 없다는 게 정설이 된 요즘의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영역을 오랜 기간 지키며, 높은 수준의 아웃풋을 꾸준히 내는 사람들은 더욱 빛이 난다.
나는 한 때, 이렇게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의 꾸준함을 미련함으로 치부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들을 미련하다고 여겼던 것은 견디지 못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