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생각 #49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 사람은 뭘 해도 성공할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 넉넉잡아 5명 정도 이런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 사람들의 성향을 면밀히 살펴보니 크게 세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편의를 위해서 이런 성향의 사람들을 '사기캐'라고 부르겠다)
내가 만난 사기캐들은 하나같이 부지런했다. 여기서 말하는 부지런함이란 야근을 밥먹듯이 하면서 업무시간을 과도하게 오래 가져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사기캐들은 집중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업무시간 내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업무 외 시간에 자기 관리를 한다. (2명이 할 일을 1명에게 몰아주는 식의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은 경우는 제외)
부지런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꾸물거리거나 미루지 않고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태도가 있다.'인데 사기캐들의 부지런함이 바로 이와 같다. 핵심은 꾸준하게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처럼 업무를 함에 있어서 평균 이상의 지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어떤 일이든 끝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사기캐들은 자신의 업무역량을 한정 짓지 않는다. 더 나은 방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늘 유연한 사고를 한다. 자신이 마케터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마케팅적 기법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고 디자인, 개발 등 다른 관점에서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까지도 고려해본다.
보통 직장인들은 개발, 기획, 디자인, 마케팅, 데이터 등 자신이 담당한 직무에 따라서 업무를 진행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생기는데, 이 전문성이 점점 독이 되어 업무의 한정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결과, 마케터는 모든 문제를 마케팅적 기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고, 디자이너는 모든 문제를 디자인적 기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복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 직무의 관점으로만 접근하게 되면 속 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무에 갇히지 않고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하여 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기법인 '그로스해킹'이 탄생했는데, 사기캐들은 이런 개념이 생기기 오래전부터 이미 그로스해킹을 실행하고 있었다.
앞서 부지런함, 유연함을 얘기했는데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사기캐의 특징이 바로 '이해력'이다. 사기캐들은 현재 상황이 어떤지,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등 여러 제반사항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정의 내린다. 더 강조하자면, 이해력이 동반되지 않은 부지런함, 유연함은 아무 쓸모가 없을 정도다.
이해력을 기반한 정확한 문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 정확한 솔루션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종종 회사에서 야근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몇몇은 이 문제 정의를 제대로 못해서 헛수고를 한 탓에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나 위에서 말했듯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은 경우는 제외다)
하지만 사기캐들은 이해력이 높기 때문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능력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업무를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다. 남들은 세 번 이상 수정해야 끝내는 일을 한 번에 끝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