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아이템을 생각했는데요.”
동료분이랑 돈까스를 먹었다. 어린 자녀를 둔 분이셨다.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유아 관련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뭔데요?”
“유모차 있잖아요. 전동 모터를 다는 거예요.”
“전동 모터……?”
“공원 같은 데서 유모차를 계속 밀기는 힘들잖아요? 그러니 전동킥보드 같은 모터를 장착하는 거예요.”
그러자 동료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씀하셨다.
“확실히 언덕 같은 데서는 쓸모가 있겠지만…….”
“그쵸!? 그러니까 유모차를 야쿠르트 카트처럼 만드는 거예요. 대신 위험하면 안 되니까 속도는 느릿느릿하게 제한을 걸고, 무게가 너무 나가면 휴대가 어려우니 티타늄 합금으로 본체를 제작…….”
“그런데 사실 유모차 미는 건 그렇게 안 힘들어요.”
“네?”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 봤다. 정말로 공원에서 헉헉대며 유모차를 미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 그럼 이건 어때요? 신생아 육아는 아이가 밤에도 2시간마다 깨니까, 전자동 아기 침대를 만드는 거예요.”
“전자동 아기 침대라면……?”
“유아의 수면과 울음, 그리고 욕구 충족 패턴을 학습시켜서, AI 카메라로 모션 감지를 하는 거예요.”
“어, 음……. 일단 계속 얘기해 봐요.”
사실 여기에서 좀 아차 싶었다. 감히 개발자 앞에서 AI 카메라를 논하다니? 역시 문과생은 한낱 몽상가라는 의심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지 불안했지만, 그래도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아이가 운다고 하면, 적절하게 조처하는 거예요. 기저귀를 갈아준다거나…….”
“기저귀는 어떻게 가는데요?”
“아기 침대에 탑재된 로봇으로…….”
“푸핫, 그런데 전제부터 잘못됐어요. 패턴이 학습될 정도면 이미 신생아 시기는 끝났을걸요?”
“그, 그렇다면 전 세계 신생아의 데이터를 축적해서……!”
“애들은 다 제각각이에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어르고 달래며 ‘얘가 왜 울까’, ‘뭘 원하는 걸까’ 고민하는 게 부모로서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첫걸음이에요.”
우연의 일치인지, 집에 가서 유튜브를 보는데 <노인Z>라는 옛날 애니메이션의 리뷰 영상이 알고리즘에 걸렸다. 먼 미래에 노인 간호 머신(거의 전자동 아기 침대와 동일한!)이 개발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애정이 없는 간호가 과연 인간적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던데…….누가 날 염탐이라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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