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부모는 처음이니까

by 구의동 에밀리

“나는 이제 임신 12주 차야.”

오랜만에 만난 동료분이랑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동료분은 완전 동그란 눈이 되어서 깜짝 놀라셨다.

“와앗, 진짜? 너무 축하해!”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입덧은 없는지, 몸은 괜찮은지, 예정일은 언제인지 등등.

“예정일은 내년 3월 초구, 소화불량 빼고는 그래도 괜찮아.”

사실은 오늘 소양증이 올라오고, 소화불량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지는 만성 복통이지만! 그래도 남들처럼 토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는 생각이었다.

“다행이다……. 태몽도 있었어?”

“응. 꿈에 부서 동료분이랑 아파트 뒷골목을 걸어가는데, 깜깜한 밤이라서 별이 엄청 많았어. 그런데 아파트 사이로 밤하늘을 보니까 개기월식이 진행되고 있더라구. 같이 ‘어떻게 해야 더 잘 보일까?’ 하고 달려보면서 밤하늘을 기웃거렸어.”

“와, 그분도 진짜 신기하셨겠다! 다른 사람의 태몽에 같이 나오다니.”

“그러니까 말야. 그리고 꿈이 너무 생생해서 ‘이건 태몽이다!’ 싶어가지구, 잠에서 깨자마자 메모해 뒀어. 나중 되면 까먹을 것 같아서 말이지. 그나저나 내년이면 배 속의 아이가 태어나 있는 상태일 텐데, 엄두가 안 나. 뭘 어떻게 키워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물론 회사에서만 프로님을 봐왔으니 모든 면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좋은 엄마가 될 거야.”

무슨 일이든, 처음이라고 하면 마냥 설레고 흥미진진 하리라고 많이들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맞닥뜨렸을 때, 그것이 일종의 장기전으로 보이면 우선은 당황스럽고 불안한 생각이 많이 드는 편인 것 같다. 공부든, 일이든, 사회생활이든, 하여간 뭐든 손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금만 어렵거나 혼란스럽다고 느껴지면 쉽게 의기소침해지고 우울해졌다.

그런 성격 탓에, ‘너 그러다 실수하면 어떡해?’ 보다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럭저럭 잘 해낼 거야!’라는 말 한마디가 더 힘이 되곤 한다. 처음 꿔 본 태몽, 처음 보는 초음파 사진, 처음 찾아 먹는 임산부 전용 영양제, 처음 사람들에게 홑몸의 내가 아닌 임산부로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 잘 해낼 수 있겠지? 그리고 따뜻하게 말을 건네준 마음씨 좋은 분들, 모두 모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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