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러스와 놀이동산

by 구의동 에밀리

“임신 부럽당~”

음?

여성 동지들끼리 밥을 먹었다. 그런데 문득 한 명이 ‘임신이 부럽다’고 이야기했다. 분명 아이를 이미 키우는 중인데, 무슨 이유에서 과거가 부럽다고 하는 걸까?

“임신이 왜 부러워? 휴직을 들어갈 수 있어서?”

“아니.”

“일을 쉬엄쉬엄할 수 있어서? 아니 그런데, 애초에 임산부라고 해서 쉬엄쉬엄 일을 시키는 회사가 아니잖아? 나랑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도 않은데.”

“그것도 아니야.”

“그럼 왜……. 요새 힘들어?”

그랬더니 이런 멋지고 낭만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뭐랄까, 놀이동산에서 줄 서 있는 기분이랄까?”

“줄 서 있을 때의 기분?”

“응, 롤러코스터 타려고 기다리고 있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 기다리면서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츄러스도 사 먹고. 그런데 막상 출산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매일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하는 거야. 뭐가 뭔지도 모르게 ‘으아아?!’ 하면서 하루하루가 막 지나가.”

놀이공원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요즘이야 무슨 무슨 패스 같은 게 많이 나와서 기다리지 않고 쓱 들어갈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인기 많은 놀이기구는 30분에서 1시간은 기본으로 줄을 서야 했다.

정신없는 3분을 위해서 그 긴 시간을 서 있기만 한 게 지루하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줄 서 있던 시간도 그 시간 나름대로 즐겁고 여유로워서 모두가 추억 같다. 남은 시간을 좋은 추억으로 가져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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