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인스타그램 글에 출연시켜 줘…….”
점심시간에 문득 남편이 말했다.
사내 커플로 회사에 다니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점심 약속이 없을 때 편하게 번개 칠 사람이 있다는 것!
사실 예전에는 내가 사내 커플로 결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그래도 무릇 사람은 ‘일’로 만나면 서로 조금씩은 거리를 두게 되니까……?
다행히 남편이랑은 일이 아닌 교육 과정에서 알게 됐다. CFA 과정이었는데, 나는 2차를, 남편은 마지막 단계인 3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육 자체는 서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막판에 일주일 자습을 시키는 합숙 과정이 동일한 일정으로 연수원에서 진행되었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나는 자산운용 본부 사람들이랑 밥을 먹었고, 그러면서 남편과도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행히 둘 다 CFA 시험은 무사통과했다. 만약 시험에 떨어졌다면 사람들에게 평생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라며 놀림을 받았겠지?
물론 사내 커플은 단점도 있다. 나 자신도 회사에서 배우자를 만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 상대를 만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주위 아는 사람들에게 마땅히 소개팅할 사람을 매칭해 주지도 못하고 (누가 누구랑 어울릴 지 감을 못 잡겠다), 결혼 정보 회사를 고르는 기준도 잘 모른다.
집에 와서 나누는 대화도 회사 얘기가 되기 일쑤고, 회사에서 주어지는 혜택도 반띵이 되곤 한다. 예를 들어 서로가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각자의 회사에서 결혼 축하 선물 같은 걸 받을 텐데, 사내 커플이라는 죄(?)로 ‘한 명만 신청 가능’에 해당하여 버린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회사라는 공통 주제가 있어서 이야깃거리가 떨어질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사내 커플이라는 점 말고도 서로 성격도 비슷하고 해서 같이 재밌게 잘 지낸다.
그나저나 내가 다니는 회사에 유난히 사내 커플이 많은 것 같다. 기분 탓일까? 가끔은 남들도 우리랑 비슷하게 사는지도 궁금하다. 둘 다 본사 다니는 사람들이면 우리처럼 출근을 같이 할까? 반대로, 사내 커플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하다. 역시 100개의 가정이 있다면 100개의 모습이 있으려나?
[ 신간안내 ]
수필집 『돌고 돌아 돈까스』로 출간되었습니다.
글의 여운을 책으로 이어보세요.
https://brunch.co.kr/@senses/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