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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의동 에밀리 Sep 26. 2024

짧은 자궁경부를 위한 (거의) 모든 전략

30주 6일

30주 6일에 해당하는 오늘. 


내 자궁경부 길이는 1cm대가 되었다. 연구에 의하면 2.5cm 이하인 경우 조산의 위험이 20%에서 40% 정도인 모양이다. 


조산이라고 하면 보통 임신 37 주 이전에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말했다. 물론 요즘에는 의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미숙아의 경우에도 인큐베이터에서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인터넷 카페 중에 ‘쌍둥이 나라’라는 카페가 있는데, 여기에는 다태아를 임신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매우 많았다. 안타깝게도 다태 임신은 그 자체로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모두가 마음을 졸이면서 임신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30 주 이전에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인큐베이터가 능사는 아닌 모양이었다. 일단 아이가 태어났을 때 폐로 자가 호흡이 가능해야 생존이 가능한 것 같았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산모가 미리 폐성숙 주사를 맞는 경우도 많았다. 또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면서는 미숙아로서 거쳐야 하는 검사들이 정말 많았다. 


그러니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서 조산의 위험이 있는 나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사람’이라기보다는 ‘인간 인큐베이터’라는 생각으로 지내는 편이 차라리 마음이 편한 것 같다…….


물론 병원에서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알고 의존하면 모르고 의존하는 것보다 더 마음이 놓이는 성격이라 스스로 인터넷에서 몇 가지 방법들을 찾아 봤다. 실제로 병원에 가서 받는 진단이나 치료가 이미 들어 봤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찾아본, 자궁경부무력증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다. 내가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봤다. 참고로, 해당 방법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서 소제목들을 가급적 영문으로 달아보았다.


 - - -


# Cervical cerclage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졌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Cervix’는 자궁경부, ‘cerclage’는 원형으로 테를 두르는 것을 뜻한다.


수술이라고 하면 보통 이것을 말한다. 맥 수술, 맥도날드 수술, 자궁경부원형묶음술 등으로도 말한다. 


자궁경부를 마치 복주머니 파우치 묶듯이 실로 꽉 묶어 주는 수술이다. 대표적인 종류가 두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맥도날드 방식의 수술을 가장 많이 쓴다고 한다. 


듣자 하니 수원에 있는 동탄제일산부인과에 맥 수술의 권위자가 계신다고 한다. 그러나 유명한 만큼,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한 달 정도는 예약을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 


물론 다른 곳에서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이왕이면 가장 잘한다고 소문난 곳에서 한 번에 말끔히 하고 싶은 마음에 미리 예약을 하기도 했다. 특히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가 실이 풀린다거나 부작용이 생겼던 경우, 또는 이전 임신에서 이미 자궁경부가 짧아졌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은 예방적인 차원에서 미리부터 예약을 잡아놓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에 의사 ‘자격증’이라는 게 ‘의술’이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니, ‘맥 수술을 할 때는 반드시 유명한 병원을 찾아갈 것!’하는 식의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외 사이트들을 찾아봐도,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졌을 때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보이는 방법은 이 수술 뿐인 것 같았다. 그 다음으로 효과적인 것이 프로게스테론이나 스테로이드의 투여였고, 그 다음이 침상 안정 같은 생활 가이드였다. 


하기사 실로 아예 묶어 버리는 것 만큼 직접적인 효과가 있기는 어렵겠지……. 미국에서는 침상 안정과 이 수술을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쓰는 것 같다.


하지만 보통 이 수술은 임신 초기에만 수행 한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산부인과에 “저도 맥수술을 해야 할까요?”하고 여쭤봤을 때가 이미 30주였기 때문에, 수술이 적합하지 않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24주 혹은 27주 전까지는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 같았다. 


# Progesterone

수술이 아니면 약물적 방법으로도 경부 길이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약물이 프로게스테론이었다.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듣기로는, 이 약은 자궁경부 쪽이 끈적끈적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아예 실로 봉합을 시켜버리는 것은 아니더라도 현 상태에서 더 확확 벌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셈이었다.


물론 내가 의사는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원리로 도움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외 사이트들을 찾아봐도 순서상 2위 또는 3위 정도로 거론되고 있는 약물로 보였다. 


경구로 먹는 약과 질정 또는 질좌제 형태가 있다는데, 나는 질정을 처방 받았다. 인터넷 후기들을 보니까 보통은 질정을 쓰는 것 같다.


# Steroid

보통 임산부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지 말라고들 한다. 그런데 스테로이드가 조선 방지를 위해서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신기했다.


정확히 어떤 원리로 효과를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테로이드의 처방도 2~3위 정도로 많이 거론되는 방법인 것 같다.


다만 임산부는 스테로이드를 피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이야기에 겁먹은 나머지, 의사의 처방을 무시하고 약물 투여를 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을까봐 조금 걱정된다. 그래도 아무려면 의대 나온 분들이 일반인인 우리보다는 훨씬 잘 알고 있지 않을까?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었으면 애초에 처방하지 않았을 테니…….


# 수축억제약

나는 혈관을 확장시켜 준다는 약인 아달라트 오로스 정을 처방 받았다.


처음에는 ‘왜 내가 심혈관계 약을 처방받았을까’ 하고 궁금했다. 그런데 카페인이 사람을 각성 시키는 것과는 달리 이 약은 혈관을 느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쉬운 것 같았다.


# Bed rest

일명 ‘눕눕’이라고 하는 침상 안정.


자궁경부 길이가 짧다는 소견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안내 받은 생활 가이드가 바로 침상 안정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의사 선생님께서 절대적인 침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누운 채로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재서 하루에 20시간은 누워 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20시간인가 하면, 그건 그냥 나만의 기준이다. 밥 세 끼 먹고 샤워하는 데에 1시간씩 준다고 치면 4시간, 그런데 하루는 24시간이니까 눕눕을 20시간 했으면 충분히 노력이 가상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특정 시간을 채우면 스스로 조금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봐도 자궁경부 길이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침상 안정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입원을 해서 침대에 누워 있을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 누워 있는지의 차이 정도가 있었다. ‘눕눕으로 버티세요’라는 말이 정말 흔했다.


궁금해서 해외 사이트들을 찾아봤는데 희한하게도 다들 침상 안정이 그렇게까지 효과적이지는 않았다는 내용이 많았다. 대조군을 두고 비교를 해 봤을 때 침대에 누워만 있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꽤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대표적으로 위에서 얘기한 수술과 여기에 언급된 침상 안정을 의사분들께서 처방해 주시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 같은 데서 후기를 볼 때도 침상 안정을 통해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심지어 나처럼 1cm대였는데 1~2주 정도 침상에서 누워서 버티기를 했더니 2.5cm까지 늘어났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까지는 아닐지라도 경부 길이가 1cm 정도 늘어났다는 경험담은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후기들만 봐서는 오히려 왜 많은 논문들에서 비교군을 봤을 때 효과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2.5cm 이상과 이하로 조산의 위험성이 확 달라진다고 하니, 희망을 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뭐든지 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게다가 직관적으로도 자궁경부가 중력을 받지 않도록 하려면 서서 돌아다니지 않는 게 최선일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더 알아보니, 짧아진 경부 길이가 다시 늘어날 리는 없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다녔던 산부인과 두 곳의 의사 선생님들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무렴, 의사의 말이 맞겠지…….


# Pelvic rest

‘Pelvis’라고 하면 골반, 그러니까 골반 부위를 쉬게 하라는 뜻인데, 질 안쪽에 웬만하면 자극을 주지 말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내가 질 초음파를 통해 경부 길이를 측정할 때도, 처음 기기를 삽입했을 때는 길이가 조금 수축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늘어나는(0.5cm 정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보통 산부인과에서 출산이 임박하면 의사가 손가락을 질 안쪽으로 집어넣어서 ‘내진’이라고 하는 진찰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질 안쪽이 수축하면서 갈색 냉이 나오거나 약간의 출혈이 보이는 경우마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극을 받으면 어쩔 수 없이 수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자궁경부 길이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웬만하면 질 안쪽을 건드리는 일은 하지 않지 않을까?


# Vaginal pessary

‘페서리’라고 하는 기구를 지궁경부 쪽에 삽입하는 시술. 시술이라는 표현이 맞으려나? 아무튼 살을 째고 실로 꿰는 작업은 아니니까 수술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맥도날드 수술이 자궁경부를 아예 실로 묶어버리는 수술이라고 한다면, 페서리 삽입술은 고무 마개를 끼우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얘기만 들으면 엄청 쉬워 보이는데, 시술 자체는 10분 내외로 짧지만 실제로는 주먹을 쑤셔 넣는 것처럼 엄청 아프다고 한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원래 이 기구는 자궁경부 길이가 짧은 사람한테 처방하기 위해서 나왔다기보다는 자궁이 아래쪽으로 처진다거나 혹은 방광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경우에 활용하기 위해서 나온 것 같다. 


동그란 링 같은 모양도 있고, 동그란 링의 가운데에 막이 있어서 구멍이 뚫린 모양도 있다. 어쨌든 고무링의 형태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비슷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많이 시행되고 있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산부인과에 검진을 갔을 때 한 번도 이 시술에 대해서는 의사 선생님께서 얘기하신 적이 없었다. 완전 도움이 되고 효과적이었으면 얘기하셨겠거니.


페서리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지 않아서, 일단 최대한 많은 정보를 인터넷에서 수집해봤다. 해당 링크들은 블로그에 적어두고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모아두었다. 

* 링크: blog.naver.com/emilywebb/223308610793


# 세균 검사와 소독

사람 몸에는 많은 세균이 살고 있으며, 질 내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나는 이전에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질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따라 세균 검사를 진행하며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검사 결과지를 봤더니 검사항목에 해당하는 세균에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다행히 많은 경우에 음성으로 나왔지만 양성으로 뜨는 것도 몇 가지 있었다. 그래서 소독을 받고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그 때 받았던 세균검사와 처방에 대해서 지금 다니고 있는 SC제일산부인과에 말씀드렸더니, 여기서도 아마 세균검사를 했더라면 똑같이 항생제를 처방하셨을 거라고 말씀 주셨다.


그리고 오늘 수축 검사를 하러 갔을 때도 세균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해 주셨다. 어떤 세균은 조산을 유발하는 세균도 있기 때문이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만약에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 길이가 짧다는 소견을 받았다면 세균 검사를 요청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 심호흡

맘카페와 블로그를 보고 안 이야기인데, 배뭉침이 왔을 때 옆으로 누워서 심호흡을 해 주면 배뭉침을 빨리 풀 수 있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배뭉침이 왔을 때 옆으로 누워서 심호흡을 해 주면 좋다고 말씀을 주셨다. 


덧붙여서, 나는 누워서 심호흡 하며 살살 운동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어쨌든 아래쪽에 힘이 가는 운동은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 다리 올려두기

침대에 누울 때 다리를 베개 위에 올려놓으면 좋다고 한다. 병원에서 수축 검사를 하기 위해서 침대에 누워 있을 때도 다리를 이불이나 베개 위에 올려 주셨다. 


그 때는 그저 다리 붓기 때문에 올려주셨나 싶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리가 위쪽을 향해 있으면 배에 가해지는 중력의 영향을 조금은 감소시킬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침대 자체를 기울이는 편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말이다.


# 자궁 수축 안정제

자궁경부 길이가 짧더라도 자궁 수축만 오지 않으면 괜찮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이것도 전문 의학 지식이라기 보다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저희 의사 선생님께서는 그러시던데요~’라며 올려 준 경험담을 읽은 내용이다.


하기야 수축이 없으면 아기가 밀려 나올 일도 없을 테니, 자궁경부 길이가 좀 짧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수도……? 물론 내가 보기에는 둘 다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풍선의 매듭이 위태로워도 누가 짓누르지만 않으면 안 터질 테고, 반대로 풍선이 아무리 튼튼하게 매듭지어져 있어도 누가 꽉 누르면 터질 테니까.


자궁 수축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수축이 되지 않도록 안정제를 수액으로 투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투여되는 약물은 라보파와 트랙토실이 있었다.


라보파는 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다고 한다. 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그럴 때는 트랙토실을 대신 투여한다고 한다. 듣기로는 미국에서는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라보파는 금지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라보파 위주로만 보험이 적용되는 것 같다.


트랙토실도 급여 처리가 되기는 하지만 무한정 되지는 않고 3사이클까지만 된다고 들었다. 그 이상으로 투여할 때는 회당 30~50만원 정도가 드는 것 같다. 저출산 시대에 조산 방지를 위해서 쓰는 약물인데 너무 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든다.


참고로 부작용이라고 하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등이 있다고 한다. 자궁 수축 안정제의 원리 자체가 심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맞나?), 어떤 사람들은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울렁거리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부작용 설명이고, 블로그와 카페를 찾아보니까 체감상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손발이 덜덜 떨리거나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겪는 것 같았다. 물론 이건 또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체감’일 뿐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임신중독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몸이 팅팅 붓는다거나 어지럽다거나 심장이 내 귀 옆에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한 두근거림 등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약봉지 뒷면에 ‘두근거림’이 부작용으로 적혀 있을 때는 ‘두근두근 하는 게 무슨 부작용……?’이라고 생각했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그런 귀여운 수준이 아니었다. 아무튼 임신중독증은 매우 무서운 증상이며, 이에 걸렸을 때는 응급 제왕절개를 해야 할 정도로 산모와 태아 둘 다 위태로워진다고 한다.


# 충분한 수분 섭취

자궁 수축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자궁 수축 안정제를 맞기도 하지만, 수축이 심하지 않을 때는 우선 수액을 투여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궁 수축의 정도라고 하면 강도가 있고 빈도가 있을텐데, 인터넷 글들을 찾아보니 양상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강도가 60에서 100 정도를 찍기도 한다. 100이 기계가 표시할 수 있는 최대 수치인데 말이다. 또 빈도가 너무 잦은 사람들은 10분 안에도 몇 번씩 자궁 수축이 왔다고 했다.


나는 그저께 자궁 수축 검사를 했는데 강도가 5 정도로 나왔고 빈도도 그렇게 자주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다시 측정해보니, 빈도가 십 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모습을 보인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강도는 따로 여쭤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우선 수액을 투여에서 자궁 수축이 잡히는지 한 번 지켜보자고 말씀하셨다. 수액을 투여해서 괜찮아지면 침상 안정으로 가고, 만약 그래도 자궁 수축이 없어지지 않으면 안정제를 투여해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안정제를 쓰는 경우에는 입원을 하는 경우도 많아 보였기 때문에 조금 긴장했다. 하지만 다행히 수액을 맞고 나서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여서 의사 선생님께서는 퇴원을 시켜 주셨다.


그런데 왜 자궁 수축 억제제 같은 약물도 아니고, 그냥 수액을 맞히셨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수액을 맞는 이유는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수분이 부족할 때 나오는 호르몬이 자궁 수축에서 나오는 호르몬과 비슷하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전문 의료인이 쓴 글이 아니었기에 진위여부는 역시나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도 수액을 맞고 나서 효과를 봤으니 물을 최대한 자주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다. 목표는 하루 2리터 섭취이고, 500ml짜리 텀블러를 네 번 턴다는 생각으로 실천 중이다.


# 충분한 수면

몸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지거나, 힘을 받지 못하거나, 또 때로는 자궁 수축도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휴식을 통해 몸을 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 그 밖의 팁

자주 언급되는 말로,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지는 증상에는 보통 전조증상이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간혹 나처럼 아프거나 혹은 뭔가 쎄한 기분이 들어서 길이를 측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또한 재 보면 이미 길이는 짧아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졌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다. 특히나 요즘은 옛날과는 달리 임산부들에게 무조건적인 절대안정을 강요하는 시대가 아닌 만큼, ‘내가 괜히 돌아다녔어’라는 식으로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책보다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주위 사람들을 찾는 게 훨씬 좋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임신 초기부터 골반저 근육 운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는 사실이었다. 골반저 근육은 자궁이며 방광처럼 온갖 장기들을 떠받쳐주는 역할을 하며, 이게 약해지면 모든 게 내려앉는다고 한다. 물론 해부학 일러스트를 찾아보니 골반저 근육은 저 밑에 있었고, 이런 근육이 과연 자궁 경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조금 의심스럽기는 했다. 그래도 저 근육이 힘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모든 게 흘러내린다는 것으로 봐서는, 확실히 도움이 되면 되었지 그 반대는 아닐 것 같았다.


하지만 자궁경부무력증과 골반저 근육 운동은 디스크 환자와 등 운동과의 상관 관계와 비슷했다. 의사 선생님께 “케켈 운동 같은 골반저 운동을 해도 될까요?”라고 여쭤봤더니, 하복부에 힘이 가는 운동은 최대한 하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역시 아무래도, 디스크가 터지기 전에 등 운동을 많이 해주면 좋겠지만, 터진 다음에 등을 움직이면 위험한 것과도 비슷한 게 아닐까 싶었다.


다만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진 상태에서 골반저 근육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무리가 갈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있는데 못 찾았던 걸까? 어쨌든 임신 준비를 하거나 임신 초기인 사람들은 쉬엄쉬엄 골반저 근육 운동을 좀 해두면 좋겠다. 하지만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먼저 가르쳐주지 않지…….


아무튼 눕눕 임산부들의 블로그 포스팅들을 찾아보니, 다행히 희망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예컨대 30주쯤에 이미 1cm 미만이었는데 38주까지 버틴 사람도 있었다. 또 연구 결과들 중에서도, 맥수술을 하든 질정을 넣든 아무튼 대부분은 32주 넘어서 출산했다는 논문도 있었다. 


물론 눕눕 생활은 답답하고 조산에 대한 불안은 상시적이겠지만, 그래도 우울해하고 있기만 할 일은 절대 아니었다. 조산이 안 될 가능성도 생각보다 높고, 써먹을 수 있는 이런저런 방법들도 굉장히 많다. 최악의 경우가 조산일 텐데, 그 마저도 요즘은 의학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웬만하면 다 살리는데다 나중에는 똑같이 건강한 어린이로 거듭나곤 했다. 그러니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은 바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아기를 지키는 것,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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