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기
한 달 정도 글을 쓰지 않았다.
그 동안 내면에서 여러 프로세스가 있었다.
지금은 그저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그 아이에게는 웃음을 보여주지만,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가장 버거운 학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삼 남매중 막내였던 나는
눈치보는 습관이 은연중에 있었다.
물론 아버지께서 기분이 언제나 왔다갔다해서
그 기분을 잘 살펴야 엄하게 혼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커서도 나도 모르게
어떤 사람이 기분이 안좋아보이면
나도 마음이 불편하고,
그 기분이 나아지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몇몇 서툰 사람들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가면을 쓰고 살아가기 때문에
이 눈치보는 습관이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원에서 순수하고 솔직한(때로는 약은)
아이들과 함께 하니까
나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한 아이가 애정결핍이 있어보이는데,
괜히 행동도 크게 하고,
아까 푼 문제인데도
선생님을 불러서 계속 질문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니까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내가 왠지 그 빈 자리를 채워주어야
할 것 같은 불편함이 나를 짓눌렀다.
그래서 괜히 그 아이의 작은 행동, 소리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아이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전환하고,
마치 사랑하는 듯이 행동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이제는 그냥 그 아이의 행동을 보면 웃음이 난다.
내가 무언가를 채워주지 않아도 되고,
그냥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자는 마음에서일까.
사랑한다는 것은 선택이자 의지이고,
호감을 품는 것이라기 보다
그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남에게는 사소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큰 고비가 지나간 셈이다.
나만의 세계에 있던 내가
학원 알바를 하면서
조금씩 그 세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드디어 금요일이다.
마음을 무장하고, 알바하러 가야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