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한 시

우울을 머금은 날

by 음유시인

언제부터인가 우울할 때 마다 술로 달래는 일이 잦아졌다. 내가 어렸을때는 어른들이 우울한 마음을 술로 달래는 걸 잘 몰랐고, 그 술이 막걸리나 소주인지도 몰랐다.


우울을 머금고 살면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미래가 불안할 뿐이다. 이 잔을 비우면 행복해질까? 아니면 원하는 걸 얻으면 비로써, 행복해질 수 있을까?


슬픔을 술잔에게 까지 묵인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술잔에 나 자신을 다 바칠 필요까지는 없다. 오늘 넘어졌다고 계속 우울할 필요는 없다. 오늘만 술잔에 우울을 머금고, 또 다시 내일은 일어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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