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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유시인 Aug 16. 2023

[더 썬] -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우울증의 끝에서

 자식은 가정에서 부모를 보며 자아를 완성해간다. 부모님처럼은 안 살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덧 나이가 들고나면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가고 딸은 어머니를 닮아가는 부분들이 있다.



['피터'와 '테오']

 성공한 변호사로 뉴욕에서 행복한 새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던 '피터'는 어느 날 전처에게 아들 니콜라스가 학교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되고, 가족회의 후 아들을 자신의 집에 데려오지만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고 사춘기 아들의 방황은 계속 커져만 간다는 영화이다.

 아버지 '피터'의 이름을 성서표기법으로 적어보면 베드로가 되는데, '베드로'는 예수의 수제자이지만 예수를 배신하고 삶을 계속 연장했었던 인물이다. '니콜라스'의 이복동생 이름이 '테오'인 것을 보면 '테오'는 신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뭔가 처음부터 니콜라스 보다는 동생 테오에게 더 관심을 가질것을 예견한 건 아닐까 싶다.


['안소니'와 '피터']

 영화 중반부 '피터'는 아들 '니콜라스'를 훈계하다가 '니콜라스'가 집에있는 총에대해서 물어보았고 아버지 '피터'는 자신의 아버지인 할아버지한테 받은 총이지만 사용한적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피터'의 아버지 즉 니콜라스의 할아버지 '안소니'와 잠깐 만나게 되는데, 이 때 '피터'는 '안소니'에게는 아들의 입장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피터'는 자신의 엄마가 아팠을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한 '안소니'를 원망하는데 '안소니'는 너무 바뻤기 때문에 그랬고 어차피 다 지난일이라고 한다.

 '안소니'와 '피터' 그리고 '피터'와 '니콜라스'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손자이지만 어떻게 보면 서로 다른시간대를 겪었을 뿐 똑같은 상처와 가정불화를 반복하고 있다. 아버지 '피터'는 자신의 아버지 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성인이 되어서 자신도 아버지가 된 후에는 자신의 아버지 '안소니'와 똑같은 아버지가 되어버렸고, 어떻게보면, 피터는 자신의 아들이지만 어른이 되지못한 어른시절의 또 다른 피터일지도 모르겠다.


['니콜라스'와 '작가']

 '니콜라스'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였고, 작가가 되고싶었다. 그러나 엄마와 아버지의 이혼으로, 그러한 감수성은 우울감으로 채워졌고, 결국은 작가가 되지못하고, 아버지 '피터'의 상상속에서 작가가 되는 아들 '니콜라스'를 상상하는 장면이 영화 후반부에 있다. 글을 쓰거나 무엇인가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보다도 감정선이 더 예민하고 또 쉽게 우울해질 수 있다. 이는 예술이라는 장르가 뭔가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기때문에 그렇다.


[그렇지만 삶은 계속된다]

  영화 후반부에 '베스'는 '피터'에게 그렇지만 삶은 계속되야 한다며, '니콜라스'를 그만 신경쓰고 자신과 아들 테오에게 더 신경쓰라고 하며, 삶은 계속되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베스'가 '피터'에게 이야기 하는 대사일수도 있지만 감독이 우리 모두에게 이야기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겠다. 힘들고 어렵고 우울한 시기가 올 수도 있지만 그럴 때 마다 우리는 이겨내고 삶을 이겨내고 또 내일을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말이다.



 우울증은 특별히 전염병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 개인의 인생을 바꿀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사전에 예고가 있는 경우들도 있기때문에 주변에 우울증에 걸린 또 다른 '피터'와 '니콜라스'가 있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고, 당장 오늘 힘든일이 있다고 포기하거나 우울해하기 보다는 또 다른 내일을 위해서 이겨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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