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사계절을 지나면서 자연의 변화만큼 시간의 변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외적변화와 마음의 변화도 가져온다. 도시도 그렇지만 시골마을은 더더욱 계절의 변화를 빨리 느끼는게 아닐까싶다.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와 '야그나']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걸작으로써,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작품이다.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는 유일하게 인물의 얼굴만을 클로즈업 한 그림인데, 윤곽선 없이 부드러운 색조 변화로 리모델링한 이 작품은 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모나리자'가 생각나기도 한다.
립세의 사계에서는 '야그나'를 통해서 처음부터 미인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19세기 동유럽과 러시아']
세계사 공부를 하다가보면 19c와 20c 중반까지 동유럽은 가난한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는 1차 세계대전 1914~1918 이 후 거대해진 러시아의 영향으로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 국가들과 달리 가난한 역사를 이어오는데, 20세기중반 2차대전 이 후가 되어서야 몇몇 동유럽 국가들은 체코의 프라하의 봄 등 민주주의 혁명을 일으키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되었다.
립세의 사계의 영화적인 배경은 19세기 후반의 동유럽의 한 시골마을인데, 1차세계대전 이전 그리고 러시아가 점차 힘을키우고 있던 시절의 가난했던 동유럽의 역사를 되짚어준다. 이 시기에 같은 농민들 중에서도 부농의 권력은 대단했고, 돈과 권력이 가난한 동유럽을 흔들었던 시기였다.
['중세시대의 마녀사냥'과 '19세기의 마녀사냥]
우리가 보통 알고있는 마녀사냥은 5~8세기 사이의 소빙기 시대의 마녀사냥인데, 이 시기에 기후적으로 추운겨울이 이어지던 소빙기 시기여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렵던 시기였고, 각종 질병까지도 이어지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마녀사냥이 성행했던 또 다른 이유는 종교개혁으로 교파화 사회가 도래하였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19세기는 근대화 이후에 현대화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은 세계의 주도권을 잡고 각지를 식민지로 삼고 다스린 제국주의가 고조되는 시대였다. 그로인해서, 또 다른 유럽국가들 중 약소국이었던 동유럽에 또 다른 마녀사냥이 존재했다.
['원작소설 The Peasants'와 '사계']
립세의 사계 원작은 폴란드의 유명한 소설가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가 지은 저서 'The Peasants'로써, 폴란드어 원어는 'Chtopi'라고 하고 립세의 사계는 영어판 제목으로 출간되게 된다. 이 책은 브와디스와프가 1904년부터 1909년까지 4부작으로 쓴 소설로 5년동안 저술한 책이다. 영화 속 계절은 가을로 시작해서 마지막 장마가 내리던 어느 여름 날 마을사람들에게 질타받는 야그나의 슬픈표정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농업에서 봄과 가을은 새로운 시작과 수확의 시기라서 이 무렵의 야그나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있다. 겨울을 보내면서 야그나는 다른 이웃들의 질투를 사면서 서서히 어려움을 겪게되고 마지막 장면인 장마가 내리던 어느 날 야그나는 이웃들에 의해서 몸과마음이 무너지며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영화가 감독님의 전 작품인 '러빙빈센트' 보다는 못하다는 평들도 있지만 유화로 19세의 폴란드의 어느 시골마을과 사계절을 겪는동안 '야그나'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표현했고, 또 다른 유럽 시골마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낀 것 만으로도 영화적으로 충분히 볼거리는 있지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