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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원 Dec 14. 2022

도망갈 나라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캐나다 영주권 프로그램 소개 - 1. Express Entry (EE)

 캐나다는 이민국가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온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안식처를 찾을 수는 없다. 국가는 봉사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종의 사업체에 가깝다. 그래서 국가도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원한다.


 캐나다는 사람들의 능력과 특이사항을 점수로 환산한 후, 상위 점수 수천명에게 매 주 '인비테이션'이라고 불리는 영주권 발급 진행 자격을 쥐어준다. 이 자격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각각 이민 프로그램을 따로 시행하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는다면 조금이나마 쉬워질 수 있다. 프로그램마다 평가항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의 프로그램인 Express Entry (EE)는 인비테이션을 받은 후 6개월 정도면 영주권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밴쿠버가 있는 BC주의 프로그램인 BC PNP가 18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3년 이내 1년 이상의 Skilled Job 경력과 기초적인 영어성적이 기본 조건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본'조건이고, 점수를 훨씬 더 쌓아야한다. (대다수가 이용하는 CEC 기준으로 설명)


1. Skilled Job (참고 : NOC TEER 분류표와 검색, 직업이 왼쪽에서 안나온다면)


 정부에서는 이민자 평가를 위해 NOC TEER (National Occupation Classification)이라는 직업 분류표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에선 직업 또는 포지션(직급)이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을 토대로 등급을 나눈다. 예를 들면, 대졸을 요구하는 직업이 고졸을 요구하는 직업보다 위에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Skilled Job은 NOC TEER 0,1,2,3에 해당하는 직업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고용주가 당신에게 어떤 포지션을 주었는가'이다. 이 나라의 포지션 체계는 한국과 다른 점들이 있다. 레스토랑을 생각하자면, 서버, 슈퍼바이저, 매니저, 제너럴 매니저... 나뉘어져있다. 그리고 이걸 서류상으로 등록해놓는다. 슈퍼바이저 일을 하더라도, 서류상 포지션이 서버라면 당신은 1년을 넘게 일해도 EE의 기본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아래 사진처럼 서버는 TEER 5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OC TEER 분류가 영원한 것은 아니다. 어떤 직업들은 생기고, 사라지며, 등급이 바뀌기도 한다. 1년에 한번 바뀔까 말까이니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2. 영어 성적 (참고 : CLB 점수 환산 표)


 세계에는 수많은 영어시험이 있다. 그 중에서 캐나다는 IELTS와 CELPIP 만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걸 CLB(Canadian Language Benchmarks) 등급으로 환산한다. 조금 생소하다. 환산표는 참고 링크에 있다.


 어쨌든, TEER 0,1 직군은 CLB 7 이상, TEER 2,3 직군은 CLB 5 이상이 조건이다. 어차피 특별한 기술 없이 이민하려면 보통 IELTS를 일반적으로 6.5 이상 맞춰야하는데, 그게 CLB 8과 동급이니 별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어차피 저 직군들에서 일 하려면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있어야한다. 아래는 CLB와 IELTS의 점수 대응표다.



3. 점수 계산과 선발 결과 확인 (참고 : 점수 배점 사이트, 점수 계산 사이트)


 기본조건이 충족되었으면, 당신은 영주권을 신청할 자격'만' 되었다. 승인은 아직 한참 남았다. 점수를 올려서 커트라인 내에 들어야한다. 참고 사이트를 통해 배점을 확인할 수 있다. 평가항목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결혼여부

나이 (30세 이상부터 점수가 감소하여 45세에 0점)

학력

경력(캐나다/해외)

자격증(캐나다만)

언어성적(영어/프랑스어)

기타(LMIA, 영주권 이상 친족 등)


 나이 배점이 높아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항목에 LMIA라는 생소한 단어가 보인다. 이건 일반적으로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인 Work Permit을 얻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인데, 사실상 필수적으로 설명해야 되는 부분이라 추후에 다시 설명하겠다.


 계산기를 통해 점수를 확인해보자. 어라. 생각보다 높다. 아마 300점에서 400점 정도 나오신 분들이 많을테다. 캐나다에서 일한 경력이 없어도 말이다. 아쉽지만 높은 것이 아니다. 영주권을 따기 위한 점수는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주권 선발 결과 확인 사이트)


 인비테이션을 뿌리는 행위를 드로우(Draw)라고 한다. 보통 2주에 한번 씩 드로우 하는데, 11월 23일 이후로 드로우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른다. 원래 얘네 일 하는게 그렇다. 체념하는게 편하다.


 11월 23일에 이뤄진 드로우에선 4,750명이 선발되었다. 제일 높은 점수부터 쭉 내려왔을 때 문 닫고 들어가는 점수가 491점이었다. 491점인 사람들 중에서는 일찍 신청한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결론적으로 491점 맞은 사람 중에서 2022년 11월 13일 11시 22분 17초에 영주권을 신청한 사람이 진짜 문을 닫고 들어간 사람이다. 그렇다.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사이트 아래를 보면 위와 같은 표를 볼 수 있다. 영주권을 신청해놓은 사람들의 점수다. 진짜 싸움 잘하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고, 적당히 하는 놈들만 자기들끼리 엄청 싸우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결국 2,3점으로 운명이 갈린다. 그 작은 점수를 위해 다들 고군분투하면서 영어 시험치고, 경력 쌓고 하는 것이다. 물론 450점이 얻기 쉬울 것이란 생각은 하지 말자. 그것도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커트라인이 점점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EE는 코로나 기간 동안 진행되지 않아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만 가득가득 쌓였다. 그러다보니 점수가 상향 평준화되었고, 점점 내려오는 중이다. 최근엔 드로우마다 3점 정도 하락했다. 하락폭이 점점 줄어들 것이란 것은 잊지 말자.



 Immigration Consultant (이주공사, 이민회사)에서 지금까지 약 2주 간 일하며 알게된 것들을 적어보았다. 물론 더 시리즈로 올릴 예정이다. 회사 기밀은 하나도 없다.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정보들을 정리해본 것. 다음엔 BC 주정부의 이민 프로그램인 BC PNP와 점수에 중요한 LMIA에 대해 정리할 예정이니 혹시 기다릴 사람이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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