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차티드 4>에서 찾아낸 형제의 보물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Uncharted 4: A Thief’s End)의 내용 일부를 포함합니다. 조금이에요.
드디어 마지막 장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죽을 고비 몇 번을 넘겼는지. 개척 시대의 보물을 가득 실은 해적선이 불타고 있고, 샘은 정신을 잃은 채 무너진 기둥 아래 깔려있다. 시간이 없다.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긴장감에 침 삼키는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나와 동생은 오늘은 끝장을 보자며 나란히 소파에 앉아있다. 아니지, 보물선에 타고 있다. 시계는 새벽 3시 25분을 가리키고 있다.
역사상 두 번째로 세계일주를 달성한 희대의 모험가 프랜시스 드레이크. 스스로 그의 후손이라고 믿는 네이선 드레이크는 세계 각지의 보물과 유적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네이선은 모험 중독에라도 걸린 사람처럼 무모한 짓을 벌여대는 인물이지만, 우리에게 인디아나 존스 체험을 시켜주기에 이만한 주인공은 없다. 지도를 구해내 암호를 해독하고, 덩굴을 헤쳐 오지의 폭포에 뛰어들다 보면, 어드벤처의 정의를 몸으로 깨칠 수 있다.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은 10여 년간 그런 모험을 이어온 시리즈의 마무리를 맡았다.
이야기는 네이선의 친형 샘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과거를 모두 정리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네이선에게 샘은 자기 목숨이 달렸다며 위험천만한 모험을 부탁한다. -음, 못난 형이 동생의 발목을 잡는 설정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 아무리 모험광인 네이선이라도 오랜 고난 끝에 얻은 가정의 평화를 깨고 싶지 않다. 하지만 샘 역시 하나밖에 없는 네이선의 혈육이다. 가족과 모험, 정반대처럼 보이는 가치 사이에서 네이선은 고뇌한다. 물론,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정해져 있는 일이지만.
“네이선 드레이크, 그 보잘것없는 도둑놈, 보물 쪼가리 몇 개에 목숨까지 내놓는 녀석. 다들 날 그렇게 알고 있고, 그렇게 기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야.” - 네이선 드레이크
<언차티드 4>는 싱글플레이 게임이지만 실력이 떨어지는 나와 동생은 보물을 찾기 위해 자주 협력해야만 했다. 엄폐 사격을 해야 하는 전투는 주로 내가 맡고, 지형물을 잘 관찰해야 하는 길 찾기는 동생이 전담했다. 서로 시간을 맞춰 플레이하느라 진도가 늦기도 했고, 이게 맞니 저게 맞니 싸우느라 유물 퍼즐에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와중에도 네이선 드레이크가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는 둘이 함께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었다.
Nathan!!
네이선과 샘만큼은 아니지만, 동생과 나의 모험 역사도 잔뼈가 굵다. 내가 열두 살이 될 때까지 우리는 산과 들에 둘러싸인 곳에서 지냈다. 학교만 끝나면 뒷산으로 개울로 닥치는 대로 뛰어다녔다.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고물상은 모험의 성지였다고 할 수 있다. 소소한 불도 내봤고 해서는 안될 서리도 해봤다. 이제 다시 뭉쳐 이십여 년만에 모험을 마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동생과 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보물을 위해 목숨을 거는 모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도 더 나은 무언가에 달려드느라 용기를 냈다가 어리석은 짓을 하기도 했다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한다. 또 다음 모험이 더 스릴 넘칠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같은 기분으로 끝마치게 된다는 것.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무엇을 가질지 무엇을 포기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네이선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어쩌면 파랑새는 옆방에서 코 골며 자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