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324
어제 아파트 단지에 급식소가 사라진 건을 주민캣맘님 부부께서 신고를 하시겠다기에 오전에 진도 두 분을 뵈러 나가보았다. 일단 관리실에서는 급식소를 치우지 않았다고 하는데, 밥자리 근처 경비원분이 말끝을 흐리시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이상하다. 근처 CCTV 조회도 거부했다. 경찰이 일단 와서 이야기는 들어주었다. 고발을 원하면 재물손괴 등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지난번과 똑같이- 알려주고, 지금 거부한 CCTV 조회도 공문을 통해서 요청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애초에 주민이 피해를 입어서 CCTV를 요청하는 걸 관리실이 거부할 수 있는지가 의심스럽다. 두분 주민분과 진이 상의해서 일단 이번 일은 사건 접수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급식소가 없어진 자리에서 5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길가(시유지)에 임시로 밥을 놓았다. 곧 정리된 급식소를 놓을 것이다. 바로 이렇게 될 것을 왜...
참 이 건을 논의하는 와중에 중성화를 하려고 목표로 했던 고등어 무늬 길냥이가 나타났단다. 진이 얼른 포획해 TNR하러 병원으로 보냈다. 고양이가 도망칠새라 얼른 포획틀을 가져오고, 아이가 금방 들어가자 다시 커버를 가지러 가느라고 왔다리 갔다리. 진은 오늘 학교 다닐 때 이후 최고 속력으로 달렸다. 자주 보지는 못 하고, 점점 커가던 아이라 진이 마음을 많이 졸였었는데 무사히 TNR 하게 되어 다행이다.
진의 임보처에는 현재 4마리의 고양이 친구가 있는 상황이다. 형제 카오스인 카모와 마일이, 한쪽 안구 적출 수술을 한 까몽이, 손을 안 타서 지인 집사님의 부탁으로 잠시 순화 중인 다감이. 거기에 오늘 두 친구가 추가로 들어왔다. 이름하여 '울이'와 '진이', 울진. 바로 지난 울진 산불 사건 때 구조된 형제 고양이다. 진이 인연을 맺고 있는 사설 보호소에서 산불 속에서 보금자리를 잃은 고양이들을 구조하러 다녀왔었다. 아이들 수가 많다보니 보호소 수용력을 넘게 되었고, 그중 그래도 손 타는 아이 둘을 부탁받았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진은 추가로 격리장을 구매했다. 나랑 같이 그걸 조립하고, 두 아이가 같이 들어가 있을 수 있도록 환경을 세팅했다. 부속품을 이리 끼우고 저리 붙이고 하느라 두 사람 다 금세 겉옷을 벗었다. 벌써 몇 번째 격리장 조립을 하는 걸까. 처음엔 이게 맞니 저게 맞니 티격태격도 참 많이 했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척척이었다. 진이 우리는 너무 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부정적으로 동의했다. 음?
글을 적는 동안에, 울이와 진이가 동반 입양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격리장으로 옮겨주고 츄르 한 스틱 짜주는 동안에만 보았지만, 한눈에도 참 순하고 예쁜 아이들이었다. 늦지 않게 좋은 입양처를 만나 가게 되어서 다행이다. 얼른 임보처에서 떠나게 되어서 내가 일이 줄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일찍 보금자리를 찾아서 좋다는 거다.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