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발걸음

캣맘 관찰일기_220329

by 정재광

오늘도 진은 임보처와 이사갈 집, 그리고 동물병원으로 오가며 돌보는 고양이들을 살뜰히 챙겼다. 이중에는 입양이 이미 결정되어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입양홍보가 조금 늦어져 몇 달 동안 지내느라 깊이 친해진 친구들도 있고, 손을 안 타서 걱정이지만 곧 엄마에게 돌아갈 친구,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하루하루 열심히 먹고 싸며 생의 빛을 내고 있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우리집에는, 그런 과정을 엇비슷하게 보내다가 아주 눌러앉은 친구들이 또 여럿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 여기까지 오게 된 사연, 그리고 내가 입양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다 제각각이다. 그런데도 고맙게 지난했던 합사 과정을 다 받아들여주고 영락없는 한 식구가 되어주었다. 조용할 날 없이 뒹굴고 부둥켜안고 쫓고 쫓기면서 체온을 마구마구 나누며 산다.


진은 오늘도 TNR을 위한 길고양이 구조에 나섰다. TNR 사업은 고양이들의 건강 유지나 여러 가지 사정상 겨울철에는 진행하지 못한다. 중성화가 지연되는 동안 아이들이 또 나고 자랄 수밖에 없으니, 봄이 되면 중성화 대상인 아이들이 넘쳐난다. 봄이 되면 진뿐만 아니라 많이 활동가와 캣맘들이 따뜻해진 날씨보다 더 더운 발걸음으로 구조해야할 고양이들을 찾아다닌다.


다행히 오늘도 긴 시간 틀을 설치해둔 끝에 목표했던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제 발견한 편지는 코팅되어 그 자리에 잘 앉아있다. 오늘도 그걸 보기만 하는데 마음 한편이 저릿해왔다. 작은 존재가 주는 힘이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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