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리의 선물

캣맘 관찰일기_220330

by 정재광

오늘은 나의 첫 고양이 히리의 생일이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많은 고양이들을 만나며 밥도 주고 살 부대껴 가며 살게 된 것이 히리가 주고 간 선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는 히리를 만나기 전에 고양이에 대해 전혀 몰랐고, 히리와 함께 사는 동안에는 히리 외에 다른 고양이에게 관심이 없었다. 투병 끝에 히리가 먼저 먼 길을 떠났고, 그 뒤에 동해를 데려오면서 나는 처음으로 ‘길에 고양이가 산다’는 사실을 피부로 알게 되었다.


이어서 겨울이, 초희를 만나면서 진과 나는 길고양이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었다. 아픈 일들도 있었지만 헤아리기 힘들만큼 뿌듯하고 행복한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 몇몇 빛나는 행복은 나와 진의 가족이 되어 매일 함께 햇살을 맞고 있다.


생일이 되었는데 히리한테 선물도 못 해주고, 나는 이렇게나 많은 행복을 히리로부터 받았다는 사실만 다시 깨닫는다.


히리가 많이 보고싶다.


생일 축하해 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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