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05
진이 지난번 재개발 지역으로 구조 지원을 갔을 때 데려와서 병원에 있던 '제니'가 퇴원했다. 제니는 다행히 입양처가 확정되었는데 손도 더 태워야 하고 건강 상태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며칠간 진이 임보처에서 돌보기로 했다.
예쁜 삼색냥인데 진의 표현을 조금 바꿔 옮기자면 성격이 방정맞은 데가 있다고. 격리장 안에 있으면서 진이 바로 앞에서 지켜보면 조용하다가, 다른 데로 가거나 담요로 시야를 가려주면 그렇게나 울어댔단다. 얼른 나가서 공간에 적응을 하고 싶은데 애가 탔나 보다. 하여간 이 녀석이 너무 귀여워서 진은 또 한동안 자리를 못 뜨고 임보처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고.
사람 일이 신기하다. 진이 그 재개발 지역을 다녀온 것이 삼색마을을 발견하기 바로 며칠 전이었다. 그전까지는 재개발지역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크게 없었다. 구조지원을 다녀오고서 이런 곳의 고양이들이 얼마나 난처한 상황이고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생긴 참인데, 그 직후에 이사 갈 집 근처 재개발 지역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삼색마을에 그 많은 아이들이 있는 걸 보았을 때 놀라는 와중에도 비교적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심지어 몇 군데 후보 중에 그 집으로 이사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일이다. 어떤 일은 마치 일어날 걸로 정해져 있던 것처럼 앞뒤의 아귀가 맞물리며 찾아온다.
오늘도 진이 살던 동네에서 고양이 한 친구 방사가 있었고, 임보처에는 제니가 새로 왔고, 이사 갈 집에 있는 구슬이도 챙겨야 했고, 오가는 길에 삼색마을에 아픈 아이들 약도 먹여야 했다. 진은 오늘 오전부터 밤 9시가 넘도록 스타벅스 베이컨에그토스트 하나만 먹고서 그 모든 것들을 해냈다. 물론 그건 진의 애정 간식이지만, 그것만 먹고 하루를 보낸 건 정말 너무한 일이다.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 진이 고양이들을 사랑해 마지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도와 세상을 한 뼘 더 낫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이 오늘 심은 게 사과나무는 아니지만 내일은 거기서부터 더 예쁜 것들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아마도 고양이를 닮은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