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09
간밤에 밤이는 사고 없이 임시 격리장 안에 잘 있었다고 한다. 진이 아침 일찍 가보니 생각보다 오래 울지도 않고 안에서 할 거 다 하고 계셨다고. 콩이, 생강이까지 합쳐서 정말 성격 좋은 삼형제다. 귀여운 녀석들.
울이와 진이는 생각보다는 길고 마음보다는 짧았던 임시보호 기간을 마치고 입양처로 향했다. 진이 직접 입양처까지 데리고 다녀왔다. 그 동안 두 아이 지켜보면서 알게 된 성격이나 취향, 조심할 부분까지 안내해드리고 왔다. 이런 날이 올 걸 준비하느냐고 나는 억지로 울이 진이에게 정을 주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쓰리고 벌써부터 두 녀석이 보고싶다. 짧은 생에 큰 일을 여러 번 겪어내는 동안에도 몸과 마음이 건강했던 아이들이니 앞으로 꽃 같은 생애를 보낼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후에는 진의 지인 캣맘님이 삼색마을에 지원차 방문하셨다. 마을 초입의 아이들 밥자리가 그리 깨끗하지 않아 우리도 내내 마음이 쓰였었는데, 오늘 내친 김에 두 분이 싹 치우셨다고 한다. 켜켜이 쌓여있던 겨울집을 다 꺼내서 정리하고 쓰레기 수거며 바닥 청소까지 하셨다니 품을 많이 내셨겠다.
그러다 계단 아래 쌓여있는 겨울집을 꺼내는데, 거기 고양이 한 마리가 차갑게 식어있었다고 한다. 그리 오래 된 것 같지 않았다고.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삼색냥이였다는데 험한 길생활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그 계단 아래에 고양이들이 두셋 모여있는 걸 왕왕 봤었는데 녀석들이 곁을 지켜주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진과 집사님은 옆집 주민분께 삽을 빌려 뒷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 어쩐지 우리가 조금 일찍 삼색마을을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소용 없는 생각도 든다. 편히 쉬고 다음에 다시 피어나기를 조용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