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18
어제의 일이다.
자정이 넘은 시각.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뒤쫓고 있었다. 나는 빠르게 또 느리게, 왼쪽 또 오른쪽으로 변화를 주어가며 잰걸음을 내었다. 녀석은 가로등이나 계단 뒤에 이따금 몸을 숨겨가면서도 내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바짝 따라붙었다. 얕은 오르막 인도를 따라 그렇게 오십여 미터 추격전을 벌인 끝에 고양이와 나는 공원 놀이터에 이르렀다. 달이 낮처럼 밝았다.
고양이는 다즐이였다. 우리 동네 밥자리 중 하나인 경로당 급식소에서 밥을 먹는 친구다. 아마 이제 일 년 정도 되었을 것이다. 원래는 그곳에 도도라는 친구가 있었다. 진과 내가 우연히 길가를 오가는 도도를 발견했고 따라가 보니 경로당 주변에 밥그릇이 한두 개 놓여 있었다. 누가 주는지를 모르니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우리는 경로당 측에 급식소 관리에 대해 문의를 구했고, 깨끗한 관리와 중성화를 약속하며 그때부터 도도에게 밥을 주었다.
한동안 밥을 잘 먹는 것 같던 도도가 갑자기 사라진 건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 도도가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 얼마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짧았다면 보름 정도였거나, 길었다면 두 달도 넘었을 것 같다. 얼굴을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작지만 사료가 줄었기에 누가 먹어도 먹는가 보다 하며 우리는 밥을 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밥을 주러 갔을 때,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우르르 몰려나왔고 한 발치 떨어져서 그걸 지켜보고 있는 도도가 있었다. 도도를 중성화할 타이밍을 놓쳐 또 이렇게 불안정한 도심에 네 아이나 새로 생겨나고 말았구나. 그런 생각도 분명 들었지만, 어쨌거나 눈앞에 있는 건 빛나는 네 개의 생명이었다. 진은 아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밥자리를 더 부지런히 관리했다. 도도를 시작으로,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기를 기다려 다섯 식구 모두 TNR도 해줄 수 있었다.
만남도 갑작스러웠는데, 이별의 시간도 금방 찾아왔다. 안 그래도 다섯 식구가 여기서만 밥을 먹는 것 같지 않아 보였는데 도도는 아이들을 금세 독립시켰고, 자신도 다른 영역으로 떠나버렸다. 여전히 경로당 급식소를 사료는 적지만 꾸준히 줄고 있었다. 한두 마리의 고양이가 하루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았다. 그러다 어제 그게 누군지 알게 된 것이다.
다즐이는 나를 따라 놀이터까지 와서는 잠시 개인기도 보여주며 놀아주었다. 잠시지만 나도 밤공기와 고양이밖에 없는 세상에서 다른 일들은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밥자리까지만 동행한 뒤에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녀석의 배로 보았을 때 분명 어디선가 포식 중인 것 같다. 사람의 음식을 먹는 건 아닌지 약간 걱정은 되지만 활력이 좋아 보여 마음이 놓였다. 도도와 다른 아이들도 이 달빛 아래서 부지런히 뒹굴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