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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쿠킹의 세계화

Black Spoon vs White Spoon Competiion

국뽕이 아니라 정말 한국사람들은 특별하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한국인의 탁월한 창의성과 실력, 인간적 매력이 돋보이는 요리경연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에 흠뻑 빠졌다. 존재 자체가 국가적 수치이자 재앙인 악한 정권의 패악질에 지치고 짜증난 내 마음을 달래고 새로운 에너지를 주입받는다. K만 붙이면 대세가 되는 Korea 브랜드 파워의 전성시대임을 곳곳에서 매일 느끼며 내가 나아갈 방향성도 거기에서 찾는다.

사상 최대의 요리경연 프로그램답게 세트장의 규모와 정교함도 월클이다. 세련된 장치 하나하나가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대결 구도와 진행방식, 출연자들의 면면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역대급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이른바 K쿠킹이 세계적으로 또 한번 히트를 치게될 것 같다. 경쟁이 주는 긴장과 기쁨, 실망의 감정적인 반응뿐 아니라 경쟁자끼리 서로를 대하는 존경심과 예의, 투명하고 품위있는 결정과정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데가 없다.


월클이 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 K브랜드를 단 창작물들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 정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나도 감히 K브랜드를 달지 못하리라. 한 달여간의 글쓰기를 통해 10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이것이 정확한 나의 위치인 것이다. 브런치라는 작은 플랫폼에서 초등생 일기수준으로 겨우겨우 써나가는 글은 흑수저에도 선발되지 못할 것이다.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는 내가 왜 글을 써야 하며 무엇을 위하여 써야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갖지 못한데 있을 것이다.


본질을 궤뚫는 예리함이 번득이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은 아주 명료하다.

"이것은 무엇으로 만들었는가?"

"무슨 맛을 내려고 했는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아무리 자신감이 충만하고 허세와 기교를 부려도 맥없이 무더지는 흑수저들에게서 내 모습이 보였다. 아! 이 잔인할 정도로 정직한 프로그램은 흑수저 100인조차 우러러보는 내게 책 몇권보다 많은 영감과 감동과 변화를 주고 있다. 흙수저를 흑수저로 백수저와 대비시킨 이 탁월한 프로그램의 기획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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