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걱정이나 기대는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다. 걱정한다고 안될 일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기대한다고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다. 9월말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노르웨이의 고원지대의 길들이 폐쇄되어 우리 앞의 여러 팀들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로 가지 못하고 멀리 돌아서 대체일정으로 진행하느라 고생했다는 소릴 들었다.
나 역시 게이랑에르로 향하는 길이 눈으로 인해 폐쇄된 것에 대비하여 플랜B를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는 길이 열려 나의 고객들에게 원안대로 멋진 여행을 만들어드리고픈 작은 소망을 놓지 않았는데 정말로 우리의 길이 열려버렸다. 그것도 아주 활짝 화창하게!
제 때에 밥을 못먹고 멀리 돌아갈 것을 대비하여 아침식사 때 싸온 도시락을 선착장에서 여유있게 까먹으며 활짝 열린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