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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ranger opened up for me!

날씨요정의 전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걱정이나 기대는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다. 걱정한다고 안될 일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기대한다고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다. 9월말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노르웨이의 고원지대의 길들이 폐쇄되어 우리 앞의 여러 팀들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로 가지 못하고 멀리 돌아서 대체일정으로 진행하느라 고생했다는 소릴 들었다.


나 역시 게이랑에르로 향하는 길이 눈으로 인해 폐쇄된 것에 대비하여 플랜B를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는 길이 열려 나의 고객들에게 원안대로 멋진 여행을 만들어드리고픈 작은 소망을 놓지 않았는데 정말로 우리의 길이 열려버렸다. 그것도 아주 활짝 화창하게!


제 때에 밥을 못먹고 멀리 돌아갈 것을 대비하여 아침식사 때 싸온 도시락을 선착장에서 여유있게 까먹으며 활짝 열린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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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이 뛰노라!

나 어렸을 때고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니

늙어서도 그러하길

그렇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죽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어버이

내 삶의 남은 하루하루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이어지길...


날씨요정의 전설을 오늘도 이어가도록 선물을 주신 분께 감사하며

그의 시인지 나의 시인지 모를 시를 외치듯 읊으며 나도 시인이 된다.

게이랑에르 페리 선착장에서


비 구름도 제치고

비 사이로 막가는

비만끼 약간 있는 날씨요정의 앞길이 기대된다.


너무 많은 글씨들이 지치고 질린 나 같은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쉼을 주는 브런치 스토리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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