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유럽 여행시즌의 사실상 마지막 팀인데다가 주간일기예보도 해 볼 일이 거의 없어서 마음을 비우고 떠난 길이었는데 1주일 내내 우산 쓸 일이 없다. 평생을 봐온 햇빛인데도 어쩜 그렇게 한 번도 질리지 않고 고마운지, 당연한게 아니라 매번 고맙고 특별하다. 내가 날씨요정팀이라 명명한 우리의 여정은 오늘도 가을의 전설을 이어 간다.
해발 900m도 안되는 정상에 있는 뮈르달 마을까지 아주 느린 속도로 천천히 올라간다. 연일 비가 내렸다는데도 폭포들의 물줄기가 쫄쫄거리는 수준이다.
장대한 규모의 물줄기로 유명한 쿄스폭포(Kjosfossen)가 바짝 말라붙은 모습은 처음 보는 진귀한 풍경이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훌드라(Huldra)가 아무리 현란한 춤으로 남자들을 홀려도 하나도 매혹적이지 않고 처량해 보인 것 또한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깊은 송네 피요르드의 거울처럼 맑고 잔잔한 수면 위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는 녹아내리고 인류의 생존도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경각심을 빙하박물관에서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