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Seo.

나를 소개하기

영어 이름을 Joshua Seo로 쓰던 때가 있었다. 성경의 인물들 중에 여호수아처럼 살고싶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붙여준 나의 첫 영어식 이름이었다. 조슈아라는 발음도 마음에 들었고, 모세처럼 약속의 땅을 코 앞에 두고 죽은 지도자가 아니라 그 땅을 차지한 세대의 지도자 여호수아가 보여주는 진취적인 기상이 여간 마음에 든게 아니었다. 서태원이라는 내 이름보다 Joshua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를 더 좋아해서 공군에서 복무할 때 미군들은 내 이름을 Taewon이 아닌 Joshua로 기억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그렇게 10여년 가까이 사용하던 Joshua라는 매력적인 이름은 뜻하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2000년 봄에 아이슬란드 관광청 초청으로 레이카비크로 가게되었었는데, 당시만 해도 전자항공권 개념이 없어서 승객이 실물 항공권(일명 페이퍼티켓)을 소지해야만 항공기 탑승이 가능하던 시절이어서 DHL로 티켓이 배송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뿔사! 내가 받아본 티켓에는 나의 여권상의 영문명 TAEWON SEO가 아닌 JOSHUA SEO로 찍혀있었고 그 이름으로는 나의 첫 아이슬란드 여행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긴급하게 아이슬란드 관광청으로 메일을 보내어 여권상의 영문명과 일치하는 항공권을 재발행하여 전문처리한 끝에 가까스로 출국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다시는 Joshua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한글명함 뒷면의 영문명함도 Taewon Seo로 변경하여 한글과 영문을 통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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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나의 이름을 더 단순화시켜서 Taewon보다는 Seo만 사용하고 있다. 라틴어식 이름으로도 모음 O로 끝나는 Seo는 남성형이고 스펠링도 단순하여 외우기도 쉽고, 2음절에 자음으로 끝나는 Taewon은 타이완과 비슷한 '타이원'으로 발음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서 매번 바로 잡아주는 것도 귀찮았었는데 그냥 단순하고 명확하게 "I am Seo."라고만 소개해도 충분하다. 때로는 유럽친구들에게 한국말도 가르쳐주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이름을 넣어서 각인시켜준다. "안녕하Seo? I am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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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식으로는 성과 이름의 순서가 우리와 반대이기 때문에 서태원을 Taewon Seo라고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제는 그 순서마저 일관성있고 통합적으로 Seo Taewon으로 쓰고, 그들이 first name firtst, last name last 하듯이 그들이 먼저 듣게 되는 이름을 first name처럼 사용하는게 얼마나 간편한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한자식 한글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문으로 옮겼을 때 스펠링이 복잡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는 내게 Seo라는 단순한 이름을 물려주신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께 감사한다. I am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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