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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쫄깃하게 만드는 희망의 끈

It ain’t over till it's over

난리가 아니다. 한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쾌적한 날씨 속에 여행할 수 있는 스페인은 지금이 성수기다. 대표적인 관광지에서는 입장권 구하기가 전쟁이다. 그라나다를 방문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알함브라 궁전을 보는 것인데 당국에서 입장객의 수를 제한하고 여행사에서 단체로 구매하는 통로마저 막아놔서 암표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사들이 일정표에 “알함브라 궁전을 입장하지 못할 때 대체 일정으로 다른 곳을 들어갈 수 있다.”는 문구를 명시해둔다. 실제로 많은 여행팀들이 알함브라 궁전을 못들어가고 대체일정을 진행한 후 그라나다를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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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부터 로컬 여행사에 알함브라 입장권을 구했는지 물었는데 아직도 아니란다. 최선을 다 하여 구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하기에 안될 가능성을 대비하여 플랜B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아무리 뭐라고 변명해도 고객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대안이다. 나조차도 수긍하기 힘든데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 말못할 고민만 깊어간다. 확보된 티켓의 실물을 파일로 전송받기 전까지는 그 어떤 희망적인 대답도 믿지 않고 끝까지 마음을 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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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그라나다에 도착하기 직전에야 극적으로 티켓을 확보했다는 소식과 함께 실물티켓들이 파일로 전송되어 왔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 입장객의 여권정보까지 입력된 티켓들을 확인해보니 로컬 가이드가 밤새도록 취취소티켓 뜰 때마다 하나씩 잡았는지 시간대가 다 다른다. 그 수고가 이 마땅히 진행되었어야 할 일정이 당연히 진행되도록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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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해 보이는 많은 것들로 채워진 나의 인생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이 감사한 것들로 가득한 기적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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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3 Granada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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