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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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또 연준을 압박했다. 금리를 내려라. 왜? 시장에 돈이 풀려야 하니까. 그래야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고, 지지율이 올라간다.
트황상의 속내는 이런 것이겠지. 내가 지금 얼마나 노력했어? 외국 팔목 비틀어 제조업을 가져오고 관세를 가져왔어. 엄청난 선물이지. 그런데, 금리가 높으면 자본이 움직이지 않아. 피가 안 도는 몸처럼, 경제도 버텨내질 못해.
부동산 보라고. 베센트가 말했지? 공급이 없어. 당장. 금리가 높으니까. 사람들이 집을 못 사. 코로나 때 3%대 저금리로 집 산 사람들이 집을 안 내놔. 지금 집을 팔고 집을 다시 사면 금리가 6%, 두 배가 되니까. 그러니까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서 경제가 멈춰 설 지경이야. 이 금리를 낮춰야 해. 안 그러면 주택 부족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어. 나라에서 짓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깡패가 된 경찰국가의 수장, 임기 초의 슈퍼 파워는 그래서 소리친다.
<당장 금리를 내려, 큰 폭으로. 파월 나가! 반대하는 애들은 다 나가!>
그리고 금융시장이 반응한다.
오건영 단장님 가라사대, 달러가 강세인데 금도 강세입니다. 이상합니다. 금과 달러는 보통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 같아요.
왜인가, 또 오 단장님 가라사대, 1. 달러가 강세인 건 다른 통화 대비해서야 (다른 나라들 통화가 상대적 약세야. 다른 나라들 빚이 너무 많고 경제도 안 좋거든.) 2. 그런데 달러 역시 불확실성이 커. 트럼프가 자꾸 금리를 억지로 낮추라고 하니까. 물가 압력 있는데, 금리를 낮추면 물가는 더 뛸 것이고 미국 경제 불확실해져, 하는 시각이지. 그러니 달러대비 금이 강세야.
이 얘기를 내 맘대로 표현하면 이런 상황이다.
“다들 빚이 많고 미래는 불투명해, 그래서 천조국을 보는데... 트황상 하는 걸 보니 여기도 큰일이야. 연준을 협박해. 정책이 뒤엉키겠어.”
왜 이런가. 이걸 미국만 보지 말고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더 흥미롭니다.
독일과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극우(혹은 강경우파) 정치세력이 세 나라 모두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1위다... 유럽의 기둥이 모두 한 번에.
극우의 주요 지지세력은 누군가? 누가 '강경보수'가 이문 남는 장사가 되게 만드는가?
-영국은 런던과 금융의 이익 말고, 이민자들에게 일자리 뺏긴 사람들의 이익을 말하는 사람들,
-프랑스는 이민자에 희생된 실업자들, 국제 무역에 피해를 본 농민들,
-독일은 공업도시와 구 서독 지역에 비해 소외당하고 이제 이민자들에 의해 내몰리는 구동독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다 같은 상황이다. 분배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심각하다. 그리고 장기간 고착화 되었다. 그래서 불만인 세력이 각 국가의 정치 체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정부는 해결해야 하는데, 여력이 없다. 우선 이미 돈을 많이 풀었으니까.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리고 코로나 때 엄청 풀었지. 특히 코로나 때는 중앙은행이 중앙정부의 재정을 직접 대어가며 ‘필요한 사람한테 직접 돈을 쏘는’ 일도 했다. 과거 MMT나 주장할 법한 헬리콥터 머니가 되어.
또, 불만 세력을 어떻게 달랠지 방법을 찾지도 못했다. 당장의 위기는 해결했는데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불균형은 손도 못 댄 이유다. 우선 불만 세력을 달래는 게 당장의 성장에는 도움이 안 되는 ‘부분의 문제’다.
이를테면, 미래를 위해 경제를 혁신하고 AI 부문에 투자하고, 주가가 올라갈수록 패배한 부분의 불만은 점점 커진다.
그러니까 정부는 겨우겨우 성장을 하느라 빚 많은 상태인데, 반대세력은 그 성장의 서사와는 완전히 분리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들은 기존 질서를 구성하는 엘리트 전체를 철저하게 불신한다. "쟤들은 딴 나라 애들이야. 심지어 우리를 멸시하기까지 해. 판을 엎어야 해." 하고.
그 결과, 미국도 유럽도. 정부는 빚이 많고, 극우는 득세한다. 뭔가 세기말 적인 풍경이다.
이 시점에서 호명하고픈 구루 Guru가 하나 있는데, 마침 그가 요즘 입을 신나게 열고 다닌다.
레이 달리오가 용감하게 나선다. 어제도 등장했다. ‘다들 침묵하지만 난 할 말은 한다. 나는 편향되어 있지 않아. 오직 내가 역사적으로 관찰한 사실을 바탕으로 인과관계에 대해서 말할 뿐이야.‘ 라면서.
사실 달리오는 이 얘기를 올해 낸 책 <빅사이클>에서 이미 했다. 그 전작인 <변화하는 세계질서>에도 담겨있다. 당장은 트럼프 위세가 겁이 나서, 또 임기 초라 말들을 못하지만, 난 말할 수 있다는 태도다.
우선 미국의 빚은 임계지점에 다다랐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대규모 부채 사이클이 시작된 1945년 당시 미국 정부의 부채는 7배에서 37배로 증가했다. 미국 정부가 보유 한 금 보유량 대비 미국 통화 공급량의 비율은 1.3배에서 6배로 증가했다.
<빅 사이클 p29>
이걸 해결해야 하는데, 트럼프는 틀렸다.
’ 트럼프의 정책은 실패한다. 진단에는 일부 동의하는데, 해법은 틀렸다. 이건 ’ 아름다운 디레버리징‘이 아니다.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을 부를 가능성이 더 높다.’
이 말을 하는 달리오는 정말 자신만만하다. 역사를 읽어보니 그렇다고 거의 단정한다.
젠체하는 것도 장난 아니다. 젊었을 때 큰 실패를 통해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이걸 깨달았고 이후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달리오는 전작 <변화하는 세계질서>와 이번 작품 <빅 사이클> 안에서 내내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너네들 안 가르쳐주고 나 돈 버는 데만 썼을 텐데, 이젠 난 다 가졌으니까 가르쳐준다’ 거나 ‘내가 죽을 때 이 지혜가 함께 사라지는 건 원치 않아서’ 가르쳐준다며 거드름을 피운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글 쓰는 사람은 거른다. 사짜일 확률이 높으니까. 그러나, 달리오 아닌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금융시장에서 워런 버핏에 버금가는 투자의 구루, 헷지펀드 거부가 된 달리오가 이렇게까지 말하면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길지만, 남은 부분은 더 기니까...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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