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심장에서 태어난 빅테크

[화웨이 쇼크] 에바 더우. 생각의힘

by 랑베르
554754341_24680467728255211_1627091631747925580_n.jpg?_nc_cat=100&ccb=1-7&_nc_sid=127cfc&_nc_ohc=lQx7cYFXeXkQ7kNvwEpZ7ly&_nc_oc=Adkk4A3W_wpE8CCz4BirfEs3r6JHrr6F_RLISjK8OR-nxoP3Z_frVSM4yXR6OYWyIV4&_nc_zt=23&_nc_ht=scontent.ficn1-1.fna&_nc_gid=BwBXQw_kNOeAm3hMWZgbXg&oh=00_AfYEFuv08V_FGqn7RTEu2ZwmW9Yj-6ISp_PwFAFBxIJYLA&oe=68DB9AF9


# 늑대문화

그들은 진취적 열정으로 성공을 일궜다.

에어컨 없는 건물에서 선풍기로 선전의 무더위를 버티며,

모기떼를 견디면서 밤낮없이 일했다.

간이침대 놓고 모기장 치고, 전화 교환기를 만들었다.

전쟁 중인 나라에 가서도 영업했다.

열악한 지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본사로 돌아갈 수 없었다.


늑대처럼, 떼 지어 공격에 나서고

한 마리가 쓰러지면 다른 한 마리가 그 틈으로 뛰어든다.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늑대문화’를 가졌다.


목표는 명확하다.

런정페이는 MS와 구글, 애플 등

세계 굴지의 기술기업들은 다른 기업의 기술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한단 사실에 주목했다.


기술 플랫폼. 그게 화웨이의 목표가 되었다.

그 목표를 향해

사내에 공표된 세계 사회주의자들의 노래 인터내셔널가처럼 전진했다.


고귀하신 분들이 우리를 구해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신도 황제도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려 할 때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 (111쪽)


# 피할 수 없는 '세례'


그러나 그들에겐 동시에 ‘거대하고 통제할 수 없는 숙명’이 있다.

그들을 속박하는 ‘중력’이라 해도 좋다.


중국공산당(CCP)이다.


문화 대혁명을 ‘거대한 재앙’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동시에 일종의 ’세례’라고 동의도 해야 한다.


런정페이에겐 문혁이, 그의 딸 멍완저우에게는 톈안먼이 그 세례다.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적 성숙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엄숙한 교훈처럼 느껴지지만,

속된 말로 하자면 ‘책 잡힐 짓을 하면 처벌받는다’는 가르침이다.


?src=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022%2F2012%2F09%2F05%2F20120905022502_0_59_20120905214704.jpg&type=sc960_832


# “이익의 극대화는 결코 우리가 추구하는 유일한 목표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되었다.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가 없는 나라는 군대가 없는 나라와 다를 바 없다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는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다

런정페이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는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세계를 향해서는 기업 활동의 목적도 분명히 했다.


이익의 극대화는 결코 우리가 추구하는 유일한 목표가 아닙니다


화웨이의 목적은 주주에게 이익을 안기는 것이 아니라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익 대부분을 전략적 투자에 다시 투입해 수익 대신 성장을 극대화했다.

경기가 하락할 때 직원들은 자동적 급여 삭감을 감수했고,

기업 공개를 통해 얻는 돈벼락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었다. (176쪽)


국가라는 든든한 지원군은 늘 뒤에 있다.


2005년, 화웨이는 전년도 매출의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를 받는다.

정책은행 CDB(국가개발은행)가 해외진출자금으로만 100억 달러를 책정했다.

남아공, 요르단, 아르헨티나, 태국의 통신사업자는

적은 돈으로 화웨이 장비를 산 뒤 조금씩 대출을 갚으면 됐다.


2012년, 화웨이는 세계 68개 국가의 수도를 포함한 500개 이상의 지역에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세계 상위 50개 통신사 가운데 45개 통신사가 화웨이의 유선 교환기와 라우터를 썼다.


급격한 성장 뒤에는 베이징이 있었다.


0004889886_001_20230522051201001.jpg?type=w860 화웨이 R&D 센터, 옥스혼 캠퍼스


# 감시


그래서 국가의 프로젝트에 협력하는 기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설치한 약 30만 대의 감시카메라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 실리콘에게 희소식이 됐다.


하이실리콘은 그해 중국 팹리스 설계회사 매출 1위가 됐고,

이듬해 중국, 타이완, 한국으로 수출해 시장 40%를 점유한다.(245쪽)


세계에서 가장 탄압받는 지역-신장의 감시체계 구축에도 일조했다.

차세대 고속 네트워크, 안면 인식 알고리즘, 고화질 카메라...

모든 것을 결합해 보이지 않는 그물망을 구축했다.

화웨이 혼자 한 것은 아니나, 주요 공급업체였던 것은 분명했다.(341쪽)


해외에서는 ‘세이프 시티’라는 감시 솔루션을 판매했다.

막대한 감시장비를 동원해 구체적인 범죄를 예방하거나

특정 인물을 감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AI를 활용한 첨단 데이터 분석 기법이 동원돼 ‘자동으로 감시’한다.

아프리카 나라들에 조 단위의 구매 자금도 지원했다.

몇몇 국가는 두 팔 벌려 감시 기술을 환영했다.

“민감한 콘텐츠 전부가 중국에 의해 감시당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세이프 시티는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약 8억 명의 인구를 지켜본다. (~345쪽)


_106348943_bb433b8b-5025-49e5-9545-521aceaf7237.jpg.webp 테러 이후 라호르(파키스탄 펀자브 주도) 거리를 감시하기 위해 구축된 감시 시스템


# 중국의 심장에서 빅테크가 태어나면, 그 얼굴은 언제나 화웨이처럼 생겼다


미국이 가로막고 있지만,

화웨이는 지금도 여전히 최첨단 기술을 선도한다.

그러면서 세계에 당당히 말한다.


저희는 우리가 사업을 벌이는 국가에서 합법적인가 여부만 판단합니다.
우리는 법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런 판단은 다른 사람들의 몫입니다. (404쪽)


중국의 심장에서 태어난 이 화웨이를,

미국의 한 기업은 떨리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 기업의 불안이 이 이야기의 본론이다.

어쩌면 화웨이의 지정학적 쌍생아


—팔란티어다.


#화웨이쇼크 #에바더우 #미중의쌍생아 #화웨이_팔란티어 #1부_전체3부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퍼블리는 실패해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