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말수가 적은 사람인데도 이따금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해 괴로운 밤이 있다. 보고 싶다던가, 보고 싶다던가, 보고 싶다는 그런 말들.
인생이 괴로워질 때면 생각나는 이가 몇몇 있다. 대부분은 연락할 수 없는 이들이다. 그중 다행스럽게도 살아 있는 이가 딱 한 명 있는데 나는 그 사람이 죽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했었다. 잘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어딘가 모르게 괘씸해졌다. 이런 나의 이기적임을 증오한다.
강해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착각이었나 보다. 나는 여전히 견딜 수 없는 새벽을 보내야만 했고 그럴 때마다 닿을 수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발현되는 것일까. 벌써 몇 번째 실패인지 다시 만난 세상이 원망스럽다. 공황이 다시 찾아올 자정이 나는 너무도 무섭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지만 차마 물을 수 없어 다 삼켜내느라 체기가 돈다. 참는 것을 아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오만이었다. 결국 또 제자리다, 나만.
불안정한 내 정신 상태를 부디 이해해 주길 바라며 오늘도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고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