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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Jan 25. 2018

나는 그냥 '그런 애' 였다

나를 인정하면 조금은 편해진다.

나는 그낭 그런 애였다.

나를 드러내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애.


초등학생 부터 중학생때까지는 만화 그림 그리는거에 빠져 매일 연습장에 만화만 그렸다. 내가 만든 캐릭터와 스토리로 연습장을 채워나가는 일이 참 재미있었고 내가 그린 그림들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것 역시 즐거웠다.


그 당시 내가 사용한 캐릭터가 있었다. 마치 작가들이 작품을 다 만들고 나서, 자신의 연호(?)를 썼듯이 나도 만화를 그리고 후 혹은 인터넷에 만화를 올릴 때 '빌어먹을 원숭이'라는 캐릭터를 넣었다.

빌어먹을 원숭이는 곧 나를 표현한 캐릭터였다. 빌어먹을 원숭이가 그린 만화를 기억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캐릭터 이름과 설정을 왜 저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20대 중반에는 베이킹에 심취해있었다. 취미로 하니까 굳이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데, 꼭 사진으로 찍어 sns에도 올리고 친구들에게도 보여주었다. 먹어보고 싶다는 지인들에게는 기쁜마음으로 나눠주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런 내가 유별나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 저렇게까지 하는 친구들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렸을때부터의 행보를 보면 난 그냥 그런 애였던 것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글이든 그림이든 디자인이든 무엇으로든간에 표현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애.


그래서인지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중학생때는 잡지에 나온 옷들을 오리고 붙여서 '나만의 스타일 북'을 만드는게 취미이기도 했다.


그런 나를 마주하고 인정하고나니, 예전처럼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하게 표현하게 되었다. 이게 '나' 인것은 어쩔 수 없다. 레이디가가의 'Born this way'라는 노래도 있지 않은가.

이제는 어딘가에 나를 끼워맞추고 억지로 바꾸고 싶진 않다. 오히려 보여주지 않았던 나를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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