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겨울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여름을 꽤나 충실하게 잘 보내곤 한다. 여름이 제일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퇴근시간에도 해가 떠있다는 점이 좋다. 다른 활동을 하고 집에 가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시간을 더 번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잠도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자곤 하는데, 늦게 잤다고 해서 다음날이 그다지 피곤하지도 않다. 여름이라는 특별한 힘이 생기는 아이템을 먹은 것 같다. 슈퍼마리오에서 별을 먹으면 반짝반짝하며 힘을 발휘하는 그런 느낌이다.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수박과 멜론과 빙수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것도 좋다. 더위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옛 추억을 꺼내보는 것, 가끔 친한 사람들과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다가 밖에서 호로록 마시는 것도 낭만 있다.
여름이라는 이유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기에 올여름도 즐겁게 잘 살다 가을을 맞이하고 싶다. 더위를 많이 타는 이들에게는 여름이 참 힘겨운 계절이지만, 나에게는 미워할 이유가 별로 없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