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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Aug 27. 2018

직장동료와 지하철에서 아는 체 하시나요?

그 사람과 나와의 거리는 그 정도

출퇴근길에 가끔 현 직장 동료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그때에 나는 최대한 그 사람과 멀어지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그 상황에 놓일 때마다 '내 성격은 꼬였구나. 나는 왜 이리도 친밀감이 없을까.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걸' 하며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그로부터 며칠 뒤 직장 동료들과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동료 A가 퇴근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동료 M이 먼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다. 그걸 발견한 A는 M과 멀리 떨어진 플랫폼에 가서 지하철을 탔다고 한다. 다른 동료 B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왠지 모를 동질감과 기쁨을 느꼈다. 나만 그런 게 아녔구나! 

그와 동시에 이런 심리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장소에서 9시간을 넘게 숨을 내쉬고 업무에 시달렸는데, 퇴근길 마저 직장 동료와 함께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닐까? 게다가 어색한 사이라면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더더욱 피곤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가끔 얘기도 나누고 커피도 마시는 친한 사이여도 모른 척 지나가곤 한다. 아마도 그 사람과 나와의 의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내 고민을 털어놓고 별 얘기 다하는 직장 친구 사이 정도라면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얘기하며 그 시간을 함께 했을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출퇴근길에 마주쳤을 때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아닌지 여부가 판가름되는 듯하다.


배경 출처 : Photo by Joshua Newt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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