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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Sep 16. 2018

나의 커리어 중간 회고록

다시 찾아온 팀의 위기.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앞날을 고민하고 목표를 재설정하기 위해 이쯤에서 중간 회고록을 써보도록 한다. PC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 곳에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나는 어떤 점이 성장했고, 무엇을 느꼈을까.


1.PC 소프트웨어의 지식이 늘었다.

UX/UI 디자이너라 하면, 웹/모바일을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접하게 된다. (아닐 수도 있다. 그냥 나는 학부시절 내내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 ) 그런 내가 아무런 지식도 없이 지금의 회사, 팀에 와서 PC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두 번 다시는 내 인생에 소프트웨어 관련된 일은 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하지만 나의 다짐과는 다르게 나는 어느샌가 소프트웨어 관련 잡지를 보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2. UX/UI 디자이너가 아닌 Product 디자이너가 되었다.

나의 학부시절만 해도 Product 디자이너라 말은 없었다. U/UI/GUI/Web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요즘은 웹/모바일 앱을 하나의 제품으로 보고 Product 디자이너라는 더 큰 개념이 생겼다. 사실 이 회사에 올 때만 해도 내가 Product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사용성을 개선하고 UI를 디자인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1년 반 동안 하나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고민하고 그 제품의 브랜드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어느샌가 Product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애정이 생겼다. 처음에 느꼈던 제품에 대한 불신이 아닌 애정이.. 그래서 팀의 위기가 올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아프다.)


3.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졌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Product 디자이너가 되면서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졌다. 브랜딩이야 원래도 관심이 많았지만 거기에 더하여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이 더 잘 팔릴 수 있을지, 혹은 사용자들을 모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브랜드의 컨셉은 무엇이고 지향점을 찾고 싶어 졌고 마케팅과 브랜딩 공부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늘 공부하며 해왔던 일이 디자인이어서 그런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재미를 느낀다.


4. 팀원들과의 소통

그전까지 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 동료들과 퇴근하고 술 한잔 (술이라도 못하면 치킨 한 조각이라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집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취미와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함께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도 나의 사적인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팀원들에게 나의 사생활을 보여주기 싫었고,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나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서야 조금씩 팀원들과 퇴근 후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각각 팀원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왠지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업무 시간 외에도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 팀의 소통 방법 중 하나이기도 했었는데 그 시간을 회피하고만 있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고 나니 많은 발전을 했다고 느낀다. 처음에 와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던 내게 어느샌가 팀원들은 소중한 존재가 되었고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도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졌다. 불안은 느끼고 있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로 다른 디자이너와는 다른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사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제일 확실하다. 팀이 해체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다만 지금은 조금만 더 이곳에서 내 능력을 계발하고 구체적인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저는 현재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줄여주며 개발자들이 빠르고 효율적인 레이아웃 코드 생산을 도와주는 툴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세상 크리에이터들이 재밌고 효율적으로 창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주소를 참고해주세요.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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