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에 맞는, 하고 싶은 일만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사람들.. 부럽다
최근에 코딩을 배우고 있습니다
챗GPT가 기본적인 코딩을 다 해주는 시대가 되었어요
어정쩡한 수준의 코딩 개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수도 있다고 하네요
단편적으로 보면 그렇지만, 코딩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그들의 개별적인 질문을 해결해주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좀 다르게 보면, 오히려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도 볼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저도 코딩을 배우기 시작하는 이유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AI에게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말해줄수록 정교하게 구성된 코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뚝딱 답이 나오니 참 신기하죠
AI가 내가 원했던 기능의 뼈대 자체는 잘 구현해줍니다
문제는 내가 코딩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하려니 응용이 안 됩니다
사람이 보기에 편한,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사이트를 구성하기엔
코딩을 아예 모르는 상태로 AI에 기대는 건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요즘 코딩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얼리어답터까지는 아니어도 AI를 활용하는 흐름에 탑승하려구요
다행히 이전에 코딩 수업도 좀 들었고,
티스토리, 워드프레스하면서 HTML/CSS는 많이 접했다보니
새로운 기능들을 배우는데도 크게 낯설진 않아요
자바스크립트는 처음 다루다보니 명령어 사용하는 것들도 헷깔리고 어렵더라구요
물론 이 또한 여러번 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익숙해지겠죠
마침 제가 듣기에 적합해보이는 강의를 찾았습니다
유료 결제를 하고 후다닥 듣다보니 어느새 80% 가량 들었어요
이 때쯤 깨달은 건, 이게 기초강의여서 기본적인 이론은 그럴듯하게 다루는데
“실전”에 필요한 사이트를 구현해내는 것까지 다루진 않더라구요
좀 당황했습니다
겉모습은 그럴듯하게 비슷한데, 세부적인 기능까지는 다루지 않아서요
이 무슨..
강의 소개하는 상세페이지에서는 되는 것처럼 해놓고 겉모습만 구성하는 거였다니.
인강을 촬영하신 강사분께 메일로 요청을 드려봤습니다
이런 부분을 강의에서 다루지 않으셔서,
제가 실제 사이트에 적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다행히 강사분이 하루만에 메일 답장을 주셨어요.
그런데 기초 강의라서 당연히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저는 코딩 개발자가 되는게 목표가 아닙니다.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상위 강의에서는 제가 원하는 것만 따로 다루는 것도 아니고..
제가 원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 관련 내용만 배울 수 있는 강의는 없었어요.
강사님께 이런 사정을 말씀드리고,
유료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도 좋으니 도움을 주실 수 있냐고 문의를 드렸습니다
인강을 여러개 촬영하신 만큼 유명하신 분이고,
경력이 많으신 분이라 강의 비용은 비쌀 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어요.
이 분 정도의 실력이면, 1시간이면 제가 원하는 내용을 충분히 적용해주실 수 있겠죠
그 비용이 비싸면 100만원이라도 충분히 그 값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그거 혼자 해결하느라 쓰는 시간의 기회비용이 더 클 테니까요
그런데 비용에 상관 없이, 개인 의뢰를 아예 받지 않으신다고 하네요
……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아야했어요
방향성 없이 근본적인 공부를 다 해야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전문가님께 필요한 부분만 지원을 받고 싶었습니다
이미 결과물이 완성된 전자책이나 강의를 구매한 적은 있지만
제가 필요로 하는 작업에 대해 의뢰를 넣는 건 저도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가 필요한 내용을 기입해서 견적을 올려놓으니
코딩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연락을 주시더라구요
열 분 정도에게 제가 필요한 걸 말씀드렸고
다행히 한 분이 제 요청에 자세히 응해주셨습니다
개발 경력이 5년 정도 되시는 분인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력이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제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엔 충분히 능력자이셨습니다
제가 요청 드린 건, 취미 코딩 수준이니까요
나름 구체적으로 말씀드렸지만,
제가 원하는 대로 반영이 안 된 것들이 있어서
5번 넘게 수정 요청을 드렸고, 약 3시간 정도만에 완성해주셨습니다
비용은 10만원.
제가 원하는 작업을 커스터마이징해주신 것 치고 충분히 싼 가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요청드린 건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는 간단한 수준의 작업이었습니다
초보 유저에게 비싼 수업료를 받고 해주면 나중에 논란 거리가 될 수도 있고..
제가 알 수는 없지만, 강사님만의 거절 기준이 있으시겠죠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라고 해도
누가 제공하는 서비스인지에 따라 정말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돈이 되면 어떤 서비스든 다 제공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기준에 맞는 조건에서만 돈을 받고 일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은 포지션이네요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 찾을만한 역량을 갖추어야겠지요
또한 ‘실력’만 있다고 해서 시장에서 인기 있는 포지션을 가져가긴 어렵다는 걸 요즘 많이 깨닫고 있어요
마케팅을 전혀 모르던 저에게는 [브랜딩]이라는게 참 쉽지 않네요ㅎㅎ..
한 때는 저도 마케팅을 꼭 해야하나,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을까 생각을 할 때가 있었어요
좋은 품질의 재료를 쓴다고 해서 모두 대박 음식점이 되는게 아니듯이
‘그냥 언젠가 세상이 나를 알아주길’ 하고 가만히 있는 건
쓸데없는 자존심과 고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가장 경계해야 할 건,
내 능력은 적당한 수준에서 멈춰있는 상태로 마케팅만 주구장창하는겁니다
후킹을 잘 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들의 결제를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실망하는 유저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결국 오래 못가더라구요
저도 요즘 작가분들이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을 매달 수강하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이 지금도 여전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돈버는 글쓰기, 수익이 어쩌구가 아니라
그분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봤을 때, 저도 그렇게 닮아가고 싶은지를 보고 있어요
아직 글로 표현하는 실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더 많이 써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부자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적으로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정말 부자라고 생각해요.
디지털노마드니 뭐니 돈 많이 법니다 떠들고 다녀도
결국 돈이 된다 싶으면 양심을 파는 경우도 많이 봐서요.
저는 언제 그 정도 수준에 오를 수 있을까요?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해서, 뭐 하나 장담하기 어려운 요즘입니다
지금의 기준대로 계속 배우고 나아가면,
언젠가 저도 가능하지 않을까,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