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보성 블로그 시대의 종말, 티스토리/워드프레스 유저의 대응 전략
여행갈 때 멋진 사진을 많이 남기고 싶은 마음에,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법, 별 촬영 방법 등 카메라를 2년 정도 배운 적이 있다
당시에는 큰 카메라에 눈을 대고 일일이 초점을 맞추고 셔터스피드, 조리개 등등..
내가 원하는 값을 일일이 설정해서 사진을 찍었다
핸드폰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인데다가
인터넷 사진으로만 보던 기술적인 부분을 직접 해보니 재밌었다
당시에는 큰 DSLR 카메라가 아니면 일반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냥 셔터만 눌러도 자동으로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얼굴 부분만 잡티를 보정해주고, 사진의 노출 수준을 적절히 조정해준다
사진 좀 찍는다하면 큰 카메라에 큰 렌즈를 가지고 있어야 전문가 소리를 들었지만
다 과거 얘기가 되었다
신형 카메라는 크기도 작고, 더 가볍고, 카메라 자체에 탑재된 보조 기능으로
훨씬 쉽고 편하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카메라의 작은 렌즈에 눈을 가져다 대고 찡그리며 사진을 찍지도 않는다
큰 화면을 보며 구도를 잡고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집중한다
하지만 과거의 방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진사들은 여전히
사진을 찍기 전에 초점을 수동으로 잡고, 각종 수치들을 조정하고 찍는다
물론 숙련된 사람들은 1, 2초 내에 금방 조정하겠지만,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지면 당연히 집중력은 분산된다
찰나의 순간을 놓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코딩을 배우고, AI를 활용하면서
기존에 블로그에 글을 쓰던 방식도 많이 변했다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데 훨씬 수월해졌을 뿐,
역시나 그대로 쓰기엔 어색한 부분이 있다
내가 자료를 보는 시각과 AI가 불러오는 참고 자료의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블로그 포스팅도 비슷한 것 같다
경험 기반으로 본인의 얘기를 하는 작가분들에게는 해당하지 않겠지만,
정보성 내용에 본인의 관점을 더하는 글을 쓰는 블로거들에겐 큰 영향이 있다
동일한 시간을 투자했을 때,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글의 퀄리티가 크게 차이나게 되었다
포스팅을 하는 시간이 줄어서 많은 글을 양산한다는게 아니라,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덜 쓰게 되니
내 생각을 쓰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어서 그렇다
이전에 데이터를 여기 저기 사이트 방문해서 모으고 표로 정리했던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요즘 그만큼 블로그 포스팅하기 좋은 시기이지만,
영혼이 없는 글이 양산되고 있는 점은 참 아쉽다
챗GPT와 같은 AI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본인이 직접 쓰는 내용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AI가 써주는 내용으로 글의 길이를 길게 하고,
포스팅 개수를 늘리는데 집중하게 되는데
아무리 AI가 요청할 때마다 좀 다른 말투, 다른 내용의 답변을 준다고 해도
어차피 검색엔진의 자체 AI 답변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기에
이렇게 AI를 통한 단순 자동화 글이 많은 블로그는 점점 노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검색엔진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정보만 있는 블로그를
굳이 검색자에게 추천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MZ세대 끄트머리에 속해있는 나도 요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기존과 다른 방식을 계속 배워야 한다는게 약간 거부감이 들 때도 있지만
새로운 걸 계속 시도하는 것도 습관이 된건지,
요즘은 ‘원래 매주 새로운 거 해보는거지’ 정도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주말에는 새로운 걸 해보는 시간을 갖는게 좋은 영향을 가져온 것 같다
지금 당장 성과를 잘 내고 있다고 해도
당장 다음주부터는 성과가 급락할 수도 있는게 온라인 시장이다
그만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지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하던 것만 하면
‘내가 옛날에는 하루에 100만원 벌었는데~’ 하며 늙어간다
블로그 글을 쓰고, 영상 만들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키워가는게,
말 그대로 사이드로 가져가니까 나름 즐기면서 할 수 있지만
온라인 수익이 본업이 되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
온라인 프로젝트만으로 안정적이라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할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당분간 퇴사는 못할 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