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알

by 서부 글쓰기모임

시골집 어느 방학 기간에 할머니 댁에 오게 되었다.

도시 살다 시골에 오면 처음에는 신기한 것이 많아

재미있지만 , 곧 싫증 나면 심심해 지곤 한다.


조그만 동네에서는 타지에서 누가 오면 금방 소문이

퍼져 그 집을 기웃 거리기도 한다.


심심하던 차 동네 아이들이 놀자고 왔다.

낮 가림 하던 내가 망설이자

한 아이가 새 알을 보이며


이거 너 줄게 놀자…
저기 가면 새 새끼도 있어 보러 갈래

하며 흥미 있는 말을 하였다.


우리는 들로 산으로 다니며 오디도 따먹고, 들통 서리도 하고

어떤 아이는 뱀도 잡아 구웠다.

끔찍한 체험이었다.

한동안 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였다.

돌아올 때 내 손에는 아직 솜털의 새 아기들이

짹짹거렸다.


할머님은 둥지에 다시 가져다 놓으라 신다.

손 타면 죽는다고


투덜거리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둥지에 놓아주었다.


돌아오는 길

어디선가 날아온 말벌에

머리를 쏘이고 말았다.


한동안 나는 된장 바르고 지내야 했다.

자연 훼손은 재앙으로 돌아오는 거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