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보다 사람을 먼저 봐 달라’는 말부터 힘이 느껴진다.
나도 장애인식개선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느낌은 오랜만이다. 매번 인식개선 글을 써야 된다는 고민과 함께 소재는 똑같았고, 쓰면서도 이게 맞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2017년 6월 8일. 발달장애인 피플퍼스트 대회가 열렸다. 한국피플퍼스트 3차 확대 워크숍 안내 및 자조모임을 가졌다. 창작권 기자회, 420 발달장애인 권리선언, 선거 인증샷,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개소와 같은 지난 몇 달 간의 활동을 사진과 함께 발표했다.
사람 냄새가 나는 토론장이었다. 보통 발달장애인 하면 토론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못 내는 사람이라고 알겠지만 이 안에서는 웃음, 배려, 막말, 뛰어난 어휘, 차별 없는 관계가 있어 평온한 토론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사람보다 장애의 유형을 먼저 보고, 장애인이 말을 잘 하면 사회성이 있네, 없네 판단을 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을 만남에 있어 내 글을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과 읽지 못한 사람은 전혀 다르다. 글 읽지 못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채 다가오고, 그 점과 반대인 사람은 먼저 알아보고 “그 글을 읽어봤는데 어떻게 썼어요.”라고 묻는다. 난 환한 미소만 띄울테니 그 의미는 알아서 생각해주길 바란다.
발달장애인도 나 같지는 않았을까?
발달장애인이 회사에 다니면서 동료들과의 티 타임에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회사의 문제점은 어떠하다는 그런 대화를 하고 싶다. 근데 이런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면 다른 장애인보다 똑똑하게 취급을 받지는 않았을까? 한 사회 구성으로서 말할 뿐인데 놀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피플퍼스트 안에선 모든 사람이 우리 스스로의 사회성과 장애, 지역생활을 위한 제도 그 외의 여러 분야 얘기까지 말할 기회도 있었다. 또한 그 옆에서 보조해준 조력자(비장애, 복지사)들은 발달장애인이 놓친 부분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을 빨리 체크하고 참가자에게 설명과 함께 의견 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모습은 국민회의다.
이번 피플퍼스트는 자조모임이었지만 매우 신나게 참여했고, 즐거운 회의는 처음이었다.
김삼식 기자
말을 하지 못하지만,
역으로 생각하고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는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