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겨우 11살이 하면 무얼 할 수 있어.
좁다란 담장 밖에
아줌마들이 수다를 떤다.
간밤에 딸래미가 돌아오지 않았다.
구들장이 부서져라 통곡하는 어머니
주섬 주섬 남기고 간 옷가지들이
아이의 작심을 말해 준다.
마당 한 편에 하늘 보며 한숨짓는 아버지
어느새 거의 다 비워버린 소주병이 손에서 요동친다.
겨우 열 한해살이 하고 집을 버리다니
영문 모르고 짖어 대는 복실이 에겐
누구도 말해 주지 않았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