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기차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장애인의 여행권
며칠 동안 이어지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면 시원한 해변 생각이 납니다.
서해-남해-동해로 가족 또는 친구와 떠나기도 합니다. 옛날부터 여행을 떠나는 기쁨과 맛난 먹거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건 기차밖에 없지 않나요? 요즘에 기차도 많이 발전하여, 아련한 추억은 사라졌지요.
그 대신, 온라인에서 클릭 하나로 표를 끊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신속, 정확하지만 열차의 평균 속도가 250~270km로 빠른 데 비해 발전이 느린 부분도 있습니다.
장애인 편의시설, 그동안 많이 발전되었습니다. 각 역마다 휠체어 리프트가 있어 미리 신청만 하면 휠체어를 탄 채로 열차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중증장애인 50% 할인 혜택도 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기차여행의 환경적 시스템엔 아직 문제점이 많습니다.
1-3급 장애인은 장애인 당사자 외 보호자까지 KTX 이하 전 열차의 운임을 50% 할인하며,... 중략... KTX 특실 2호차 1A, 1C 2석은 전동 휠체어의 이용석으로 일반 좌석은 구비되어 있지 않으며 전동휠체어를 탑승한 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출처: http://happytogetherssun.tistory.com/24 [해피투게더]
<특실 2호차는 전동 휠체어의 이용석으로 일반 좌석은 구비되어 있지 않으며 전동휠체어를 탑승한 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 문구만 본다면 ‘장애인이 큰 혜택을 받는구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화장실도 너무 좁아 못 갑니다. 가는 동안 풍경을 보고 싶어도 안전을 이유로 창문이 보이지 않는 구석에 앉게 되는 걸 무슨 수로 봐야 합니까?
1-3급 장애인은 장애인 당사자 외 보호자까지 특실을 할인해줍니다. 하지만 장애 당사자와 보호자의 좌석 거리가 3~5개 이상 떨어지기도 합니다. 열차 승무원이 언어 장애인의 표현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휠체어석 근처에 보호자 좌석을 주면 훨씬 효과적인 정책이 되지 않겠습니까?
가끔 이런 뉴스가 나옵니다.
<철로에 무엇이 뛰어드는 사고가 나서 열차 한 부분이 파손돼 운행이 지연되었다.> 그런데 밖이 아닌, 열차 안의 사고는 어떤가요? 아이들이 휠체어 전용으로 비워져 있는 바닥에 앉아 놀다가 급정차로 다칠 경우, 어떤 보상을 해줄까요? 안전설치가 없는 곳에서 논다면 제재한 것도 승무원의 몫이 아닙니까? 휠체어 이용석에 사람이 앉아 쉬거나 아이들이 놀지 않게 하는 건 장애인 인권이 아닌 승객 모두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입니다.
김삼식 기자
말을 하지 못하지만,
역으로 생각하고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는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