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상황에 맞는 삶이 있습니다.
식사를 할 때면 밥과 국의 배치를 미리 알아야 하고, 어디를 가고 싶다면 가는 길을 미리 찾아야 됩니다. 이번엔 소소한 쇼핑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나도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지만 오프라인 쇼핑을 한번 나서면 1~3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 시간 속에서도 내 장애를 느끼지만 사람들의 틀 안에서 맘에 드는 제품을 구입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혼이 나가서 힘도 들지만 이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래도 편하게 쇼핑하고 싶다면 온라인 쇼핑이 최고입니다. 네트워크만 되면 어디서나 언제든 장애도 모른 채 물건을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내 주말 활동보조인은 청각장애인입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금요일 저녁에 물건을 주문했으니 월요일이나 오겠다는 생각에 활동보조인에게 택배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길 하지 않고 낮잠을 자버렸습니다. 내 작은 실수 때문에 택배 기사분이 아무리 연락을 해도 아무도 안 받았고, 현관문을 똑똑해도 반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연락이 닿은 순간 서로가 화냈습니다. 그분은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사과 문자를 받아 주셔서 물건은 화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일상이었습니다.
김삼식 기자
말을 하지 못하지만,
역으로 생각하고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는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