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간 여름밤

강원도 여행 후에

by 서부 글쓰기모임

물방울이 넓은 창가에 사선으로 힘차게 지나간다. 귀에 걸린 이어폰에서 사연이 있을 법한 멜로디가 촉촉이 마음을 적신다. 차창은 넓고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이제 제법 푸름이 짙은 교외 풍경이 어디든 고향 같다. 제법 자란 논에는 얼마 안 지난 벼도 제법 차이가 나는 벼도 가지런히 줄지어 있다. 농부의 심성을 말하고 있다. 붉은 황토의 공간을 다 채우지 못한 밭들도 있다. 경기가 좋지 못해 고민한 농부는 포기를 각오했을지 모른다. 논이 지나면 비닐하우스가 텃밭을 지나면 아담한 집들이 나오고 잘 닦아놓은 사잇길로 푸르름이 지나간다.


어쩌다 보이는 굴뚝에서 연기가 풀어 올라간다. 하루 밭일을 끝낸 노부부가 평상에 앉아 삶은 옥수수를 뜯는다. 그들의 처음과 끝은 자식 이야기다. 펄럭이는 손부채로 해충을 쫒으며 여름밤은 그렇게 지나고 있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