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에게 빚이 많다. 사랑의 빚뿐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빚까지. 어떻게 해서라도 갚고 싶은데 힘들다. 오히려 실수로 이어져 엄마의 걱정이 된다. 슬프다. 마음이 아프다.
병원에서의 치다꺼리, 거기서 그칠 줄 알았으나 집에서는 나가면 따라나서야 하고 집안에서는 귀가 더욱 예민해지신다. 이런 사고뭉치인 딸이지만 엄마 머릿속에는 내가 우선순위인가 보다.
붕어빵집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저것은 딸한테 필요하고 이것은 딸이 좋아하고 그렇게 발걸음을 멈추신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가 나면 아주 빠르게 차지하시지만 몸이 불편한 분을 보면 제일 먼저 일어나신다. 딸이 생각나서일 터.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도 주저하지 않으신다.
또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성격이 급한데 엄마도 둘째라면 서운하실 정도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엄마만큼이나 내 걱정이 많으셨던 외삼촌께서는 “너희 엄마는 다닐 때 발이 안 보여서 무서워.”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러한 엄마가 재활이 필요한 나를 보살핀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인데 말없이 생각을 비우셨다.
지금도 그러신다.
“20년이 지났는데도 넌 하나도 빨라지지 않았어. 여전히 답답해. 하지만 여유가 생겼어. 고맙다. ”
엄마의 마음이 예쁘다. 사랑스럽다.
안 해도 될 고생 하신다. 못난 딸 덕분에.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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