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부 시민기자단 Aug 05. 2019

꿈 이야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꿈속에서는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발달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장애자녀가 말을 하는 꿈을 자주 꾼다고 한다. 그만큼 발달장애인의 언어란 현실 속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 일인지 그건 바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행복의 종소리와 같은 것이다. 

나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내 아이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꿈이다. 그것도 찻잔 속의 향기가 다 마르도록 가능한 한 오래 동안 마주 앉아 있으면 더 좋겠다. 누구한테는 아주 하찮은 일이겠지만 어디서든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하는 내 아이한테는 굉장한 일이다. 

나에게는 삶의 질이 달라지는 어마어마한 일이기도 하다. 한 번은 몇몇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음식점에 모였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지 아이가 더 화를 내고 막무가내로 끌고 나가는 바람에 그냥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내 아이가 어떤 꿈을 꾸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런데 요즘 내 아이 행동에서 그 애가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 스치듯 보였다. 얼마 전에 1박 2일 캠프를 다녀왔다. 그 뒤로 몇 일째 배낭에 세면도구와 옷가지를 넣고 나가자고 조르고 있다. 

어쩌면 내 아이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작은 일탈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차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음식도 먹고, 마트에서 좋아하는 간식도 한 보따리 챙기고, 창 넓은 방에서 온 몸에 따뜻한 햇살을 휘감으며 뒹굴 거리고 싶을 것이다. 일상의 소소한 꿈은 설렘이 있어서 좋다. 그 작은 설렘이 끊이지 않는 행복을 줄 것이다. 






손창명 기자         


잘 웃고, 잘 먹는 사람.          

속으로만 삐지는 사람.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누구보다 잘 써 내려가는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장애등급제폐지의 숨은 그림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